최근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기름값이다. 지난 2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 중반까지 추락할 당시 속절 없이 하락하던 글로벌 증시는 이후 한 달 여 동안 유가가 상승하며 배럴당 40달러 수준까지 오르자, 역시 눈에 띄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달간 유가가 상승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올해 들어 하락 폭이 너무 컸던 탓에 저점을 확인하고 들어와 차익을 얻으려는 글로벌 원자재시장의 투자자들이 늘었고,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잇따른 경기부양책 가동과 통화정책 완화로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돼 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3월 중순까지 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최근 들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4% 하락한 배럴당 39.78달러를 기록했지만, 이튿날인 19일에는 3.3% 오르며 배럴당 41달러선을 넘어섰다.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때마침 파업이 일어난 쿠웨이트에서 산유량이 절반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쿠웨이트의 파업으로 국제유가가 간신히 급락을 피했지만, 언제든 다시 배럴당 30달러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파업은 단기적인 이슈일 뿐이지만, 공급 과잉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적인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유가가 현재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까지 하락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원유 재고량이 넘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올해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마저 원유 공급에 나설 경우 유가가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에 기름값이 올들어 약세를 지속했던 것이다.
실제로 유가가 3월 한 달간 오름세를 보인 것은 산유국들의 감산(減産)이나 산유량 동결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을 했다. 러시아, 중남미 등의 주도로 산유국들이 결국 산유량을 제한하는데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란과 사우디가 결국 산유량 동결을 거부하고, 코너에 몰린 러시아 마저 다시 증산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워졌다.
올해 들어 약세를 보이며 1800선 초반까지 내렸던 코스피지수가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저울질하는 등 증시 주변의 변수는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전체 증시의 흐름보다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