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66⋅사진) SPC그룹 회장의 끈기와 신념이 한국 제빵 역사를 새로 썼다.
SPC그룹은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통 누룩에서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를 발굴하고, 이를 사용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빵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의 대표 발효소재인 누룩에서 서양 음식인 빵을 만드는 데 적합한 미생물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국내 발효식품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PC그룹은 2005년 SPC 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 제빵에 적합한 토종 효모 발굴과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천연효모의 이름은 SPC그룹과 서울대학교의 영문 이니셜를 조합해 'SPC-SNU 70-1'로 정했다.
'SPC-SNU 70-1' 천연 효모는 발효 냄새가 적고 풍미가 담백해 빵의 다른 원료 맛을 살리고 쫄깃한 식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빵의 노화도 지연시키는 효과도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맛과 품질을 향한 허영인 회장님의 집념에서 비롯된 연구 결과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효모에 대한 독자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확신으로 기초 연구에 꾸준하게 투자해왔다"고 말했다.
효모는 빵의 발효를 이끌며 맛과 향, 풍미를 좌우하는 제빵의 핵심 요소지만, 연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해 그동안 해당 분야 연구가 부족했다.
SPC그룹과 서울대 연구진은 11년간 1만여 개의 토종 미생물을 분석한 끝에 제빵에 적합한 순수 토종 효모 발굴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청정지역인 청풍호, 지리산, 설악산 등에서 미생물을 채집했다. 토종꿀, 김치, 누룩 등 한국의 전통식품 소재를 구하기 위해 각 지방의 5일장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연구에 참여한 서진호 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이번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의 발굴은 해운대 백사장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아낸 것과 같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지난해 9월 이 효모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과 국제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또 'SPC-SNU 70-1' 천연효모를 사용해 만든 27가지 파리바게뜨 천연효모 빵도 출시했다. 앞으로 삼립식품 등 계열사에서 이 효모를 사용할 계획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해외 파리바게뜨 제품도 토종 천연효모로 만들어 글로벌 베이커리들과 경쟁할 예정이다. 꾸준한 연구개발 분야 투자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