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쌓기’ 세계기록 보유자 브라이언 버그는 1000rpm(모터가 1분에 1000회 회전)의 속도로 돌고 있는 LG 저진동 드럼세탁기 위에 3.3m 높이의 카드탑을 쌓는 데 성공했다.


'오죽 답답하면 네티즌들이 제품의 장점과 기업 미담(美談)을 발굴한다'는 소리를 듣던 LG전자의 홍보·마케팅이 달라졌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G5와 드럼세탁기 등 가전제품들의 광고들이 "기발하고 제품의 특성을 제대로 표현해준다"며 네티즌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7일 '카드 쌓기' 세계 기록 보유자인 브라이언 버그가 1000rpm(1분에 1000회 회전) 속도로 모터가 작동하는 신형 드럼세탁기 위에 3.3m 높이의 48층의 카드탑을 쌓아올려 기네스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이벤트는 흔들림 없는 평지에서도 하기 어려운 일을 진동하는 세탁기 위에서도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 '저진동'과 '강한 내구성'이라는 제품의 특성을 소비자에게 잘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31일에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핫(hot)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클럽 '옥타곤'에서 2000여명의 젊은이가 LG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G5'를 출시에 맞춰 '론칭 파티'를 즐겼다. 참석자들은 파티장에서 G5와 프렌즈 체험존을 둘러보고, 마마무·빈지노·정준영 등의 공연을 즐겼다. LG전자 관계자 "G5를 출시하면서 '놀이'와 '즐거움'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제품 마케팅을 '체험 중심'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배우 제이슨 스타뎀을 기용한 G5 광고도 반응이 좋은 데다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서관 실내조명으로 'G5' 문자를 점등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최근 LG전자의 마케팅 활동에 대해 "제대로 일을 한다"며 만족하고 있다. "바로 이거다. 이 정도를 원한 것이다", "드디어 LG 마케팅팀이 일하기 시작했다" "혹시 마케팅 팀원이 전원 교체된 것은 아니냐"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의 'LG 구하기'가 화제가 됐다. LG 제품의 장점 또는 선행 등을 네티즌들이 직접 찾아내 글을 올리고 이를 퍼 나르는 것이다. 트위터에는 'LG, 마케팅 대신 해드립니다'라는 계정까지 등장했다.

LG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LG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의 좋은 평가에 대해 "제품 광고를 만들 때 누구를 대상으로 만들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까지 도달해야 하는지 고민한 끝에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홍보·마케팅 방식에 좋은 반응이 나오면서 회사 내부적으로도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이색적인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11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0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5% 늘었다고 밝혔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올해 1분기 실적 오름세에 탄력을 주기 위해 마케팅에 '사활(死活)'을 걸었다고 분석한다. 그간 부진했던 스마트폰 사업을 다시 살려 MC(모바일) 사업부의 실적을 개선하고, 강세를 보여 왔던 가전제품 부문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심성욱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G5 이전 시리즈에서 부진을 겪던 스마트폰 사업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한 홍보·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업체들의 경쟁이 포화상태인 가전제품 시장에서도 제품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색적인 광고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