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의 원유 생산량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연중 최고치인 배럴당 4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20달러선 초반까지 하락했던 연 초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반등한 셈이다.

저유가의 충격으로 타격을 입었던 정유, 화학사들은 수출 단가의 회복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유4사는 올해 1분기에만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 배럴당 40달러선 회복, 반등할까?

지난 2년 동안 세계 원유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2014년 배럴당 100달러 넘게 올랐던 원유가는 올해 2월 26달러선까지 폭락했다가 최근 다시 40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12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4.48% 오른 배럴당 42.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고치로 올해 최저점(2월 11일)보다 61%가량 올랐다.

북해산 브렌트유(배럴당 44.69달러)와 두바이유(배럴당 39.03달러)도 연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생산량 동결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원유 가격이 주요 산유국 회의를 앞두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국제 원유 가격이 내년에 상승해 시장이 자체적으로 수급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도하에서 17일 열리는 주요 산업국 회의에 IEA는 당사자가 아니기에 참석하지 않지만, 최소한 2017년에는 석유 가격이 회복해 시장이 리밸런스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원유 재고량이 줄기 시작함에 따라 유가가 내년 말 상승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반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다수의 산유국들이 증산하고 있는 이란을 배제하고서라도 생산 동결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최종 합의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게 됐다는 점 때문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산유국들은 여러 차례 생산량 동결, 혹은 감축을 시도했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당분간(15년 이상)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회의에서 동결 합의가 도출돼도 세계적인 원유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없다"며 올 2분기(4∼6월) 평균 유가를 배럴당 35달러로 예측했다.

◆ 유가 40달러대 안정 땐 국내 산업에 '긍정적'

전문가들은 향후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유가가 안정된다면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저유가의 충격이 심했던 정유, 화학 등의 산업이 수출 단가의 회복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유가로 공급 불균형이 시작됐다. 2020년까지 정유 원유정제설비(CDU) 와 화학 크래커 증설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공급 부족분은 2년째 축적되고 있으며, 앞으로 4년간 이어질 공급 부족 사이클은 정유화학사들의 마진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9601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으로 영업이익이 2조원 수준에 오른 것은 2012년 1분기(2조2241억원) 이후 처음이다.

정유업계는 SK이노베이션(096770)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7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S칼텍스는 5200억원, 에쓰오일은 500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2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낼 전망이다. 롯데케미칼(011170)(4680억원), LG화학(051910)(4495억원), 한화케미칼(1112억원), 금호석화(301억원) 등도 이익을 낼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에 머물면 원유 수요가 적정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 산유국의 경기 개선은 건설, 플랜트 기업들의 수주에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