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과 전화국의 변신이 시작됐다.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와 KT가 전국에 보유한 우체국과 전화국 부지를 이용해 부동산 개발사업에 나서면서 우체국과 전화국이 아파트와 업무∙상업시설 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우본은 전국 약 3500개의 우체국 중 일부를 이용해 부동산 임대업에 나섰다. 우본에 따르면 현재 우본이 임대 중인 공간은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와 광화문 우체국, 강남 우체국, 서초3동 우체국, 인천 부평대로 우체국, 북인천 우체국(총 연면적 12만9173㎡) 등 6곳이다.

커피앳웍스가 입주하기 전 서울 광화문 우체국 모습(왼쪽 사진). 현재는 공간을 리모델링한 뒤 커피앳웍스가 들어와 있다.

서울 광화문 우체국의 1층 일부에는 SPC의 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coffee@works)’가 들어와 영업 중이다. 우본은 임대료로 연 5억원 가량을 받는다.

올해 1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로 문을 연 서울 혜화동우체국도 기존 업무 공간 외에 카페와 연극 안내 공간 등이 새로이 마련됐다.

우본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공실이 된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도 민간에 내놓았다. 이 곳에는 우정사업본부는 포스트타워를 임대하기 위해 포스트타워에 있던 서울지방우정청을 광화문 우체국으로 이전했다. 이 곳에는 현재 신용카드사와 커피 전문점, 병원 등이 입주해 있다.

우본은 부동산 임대 사업으로 연간 160억원가량 수익을 얻는다. 우본 관계자는 “우체국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수익성도 올리기 위해 우체국 공간 일부를 민간에 임대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업성이 있는 우체국을 추려 임대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되는 우체국들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마포 우체국은 업무복합시설로 새로 지어진다. 지난달 16일에는 서울 마포 우체국을 연면적 2만1079㎡, 지하 5층~지상 16층짜리 건물로 탈바꿈하는 재건축 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우본은 1~3층은 근린생활시설, 4~5층은 우체국, 6~16층은 일반 업무시설로 꾸릴 예정이다.

우본은 서울 영동 우체국을 지하 3층~지상 8층(연면적 1만3631㎡)짜리 오피스텔로, 여의도 우체국을 지하 5층~지상 27층(연면적 6만8000㎡) 규모의 사무실 건물로 재건축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우본은 우체국 재건축을 통해 매년 약 300억원의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본 관계자는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많은 부지를 공개 입찰을 통해 공정하게 민간에 임대할 예정”이라며 “전국 약 3500개 우체국 중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우체국들을 위주로 먼저 임대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KT(030200)도 전국의 전화국과 통신장비 이전 부지 등 455개(약 363만㎡) 부지를 활용해 부동산 임대 사업에 나섰다.

KT는 충북 충주시 연수동 소재 KT 부지 2만2255㎡를 계룡건설산업에 임대했다. 계룡건설은 ‘충주 계룡 리슈빌 2차’ 아파트를 공급해 지난 2월부터 입주가 진행 중이다. 경남 김해시 삼계동 1543번지, 구산동 1094번지 부지(3만552㎡)는 현대산업개발이 임차해 삼계구산아이파크 1단지와 2단지를 공급했다.

또 KT는 호텔신라와 2013년부터 20년간 옛 역삼 전화국 부지를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곳에서는 현재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 역삼’이 영업 중이다.

최일성 KT에스테이트 대표가 ‘리마크 빌’ 브랜드를 설명하고 있다.

KT는 부동산 임대업에 이어 부동산 개발업에도 뛰어들었다. KT는 지난달 30일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위해 ‘리마크 빌(Remark Vill)’이란 별도 브랜드를 선보이고 시행과 임대는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에, 임대료 징수와 시설 관리는 자회사인 KD리빙에 맡기기로 했다.

KT에스테이트는 올해 서울과 부산 등 4개 부지에서 약 2200가구의 입주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4일 입주자 모집에 나선 ‘동대문 리마크 빌’을 시작으로 ‘영등포 리마크 빌’과 ‘부산 대연 리마크 빌’, ‘관악 리마크 빌’의 입주자를 차례로 모집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최근 대구 남구 대명동 부지를 이용해 뉴스테이 사업에 나서기로 결정했고,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KT 가양지사 부지도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으로 추진할지 검토 중”이라며 “2020년까지 리마크 빌 5000가구를 공급하고 5000가구는 위탁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