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상징하는 두 가지를 꼽는다면 '행복주택'과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를 들 수 있다.
이 두 정책의 태생은 비슷하지만 '성장 과정'은 사뭇 다르다. 행복주택과 뉴스테이를 추진하는 정부의 태도만 봐도 마치 '적자(嫡子)'와 '서자(庶子)'의 차별만큼이나 차이가 두드러져 보였다. 행복주택은 뉴스테이와 비교하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시장의 반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정책 당국으로부터도 홀대라 싶을 정도로 관심 밖에 있었다.
올해 2월에 열린 '2016년 국정과제 세미나'만 봐도 그렇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주택 임대는 기업형 임대주택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뉴스테이에 한껏 힘을 실어줬지만, 행복주택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엔 1호 뉴스테이 사업인 인천 도화 현장을 직접 찾는 열의도 보였다.
행복주택이 뉴스테이에 가려지나 싶었더니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정부는 다시 행복주택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최근 입주자 모집을 앞둔 '가좌지구'를 잇따라 찾았다. 정부는 또 서울·경기·인천·부산·경북 등 12개 시·도가 제안한 사업지 49곳에 행복주택 1만8000가구를 추가로 짓기로 결정했다.
행복주택을 꿔다 놓은 보릿자루 보듯 한 정부가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을 놓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저런 해석을 내놓는다. 제법 그럴싸한 분석은 "4·13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의 주거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달래려는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치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행복주택을 추진해온 과정을 보면 꽤 설득력이 있다.
주민 반발이 거셌던 목동 행복주택 시범지구는 해제됐고, 공릉과 송파지구는 첫 삽은커녕, 여전히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직주근접(職住近接)'과 저렴한 임대료를 최우선으로 잡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표' 앞에서 희미해진 전례를 남겼으니, 표에 따라 정부 대책이 오락가락할 수 있다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서민 주거안정을 기치로 내걸었던 행복주택이 정권 유지나 선거 표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주택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표심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대책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