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옭아맸던 족쇄가 잇따라 풀리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에 필요한 주민 동의 요건을 동(棟)별로 3분의 2 이상에서 2분의 1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세대 간 설치된 내력벽도 일부 철거가 허용돼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해져 사업성이 높아졌다. 이번 조치로 전국 35개 단지, 1만7000여가구가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필요한 주민 동의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8일 입법 예고하고 이르면 8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주택 단지 전체를 리모델링하려면 세대별 소유자 5분의 4 이상과 동별 구분 소유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개정안은 이 가운데 동별 동의 요건을 2분의 1 이상으로 완화했다. 리모델링하지 않는 단지 내 상가와 복리시설 소유자에게 동의를 받아야 할 필요도 없어진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준공한 지 15년 넘은 아파트가 많은 분당·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단지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아파트 리모델링 시 세대 간 내력벽(건축물 무게를 지탱하도록 설계된 벽) 일부를 철거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할 예정이다. 15층 이상 아파트는 최대 3층까지 수직 증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기존 세대를 앞뒤로만 늘리면 공간 구성에 제약이 많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내력벽을 일부 철거해 좌우로 넓히면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4베이(방 3개와 거실을 앞발코니로 배치하는 구조) 평면이 가능해 분양성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현재 리모델링 사업 추진 중인 단지는 서울·경기·대구 등 전국 35곳, 1만7000여가구에 달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리모델링 사업 규제가 많이 해소된 건 사실이지만 사업성 측면에서 재건축을 선호하는 주민들이 더 많아 리모델링 사업이 단기간에 활성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