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상승 출발했다(원화 약세). 미국 증시 하락과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엔화 강세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0분 현재 전날보다 9.7원 급등한 1161.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6원 오른 1159.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산유량 동결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며 유가 하락세가 이어진 데다 최근 미국 증시 지수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9센트(1.3%) 낮아진 37.26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의 오는 17일 회동을 앞두고 이란의 산유량 동결 거부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데 따라 하락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4.09포인트(0.98%) 하락한 17541.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4.75포인트(1.20%) 내린 2041.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2.35포인트(1.47%) 낮은 4848.37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세계 경제 성장 우려 등을 이유로 당장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날 발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연준 위원들이 해외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앞서 지난주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중국 등 해외 위험 요인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에 천천히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화 강세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화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위험자산으로 평가받는 원화의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간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07.94엔까지 하락하며 108엔선이 무너졌다.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비해 떨어졌지만, 위험자산인 원화와 비교해서는 더 오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증시와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전체적으로 안전자산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엔화 강세 흐름도 위험자산 회피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연구원은 "오늘 현대자동차의 배당금 지급이 예정돼 있다"며 "이에 달러화가 매수 우위를 보여 원달러 환율의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