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주식 대박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진경준 검사장과 같은 시기에 같은 규모로 넥슨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 중 한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당시 비상장이었던 넥슨 주식 거래와 관련해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잘나가는 넥슨의 주식을 판 사람은 누구이며, 우량 비상장 주식 거래 과정에서 특혜성은 없었는지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상헌 대표는 2005년 해외 컨설팅업체에서 일하던 박 모 씨로부터 당시 비상장 넥슨홀딩스 주식에 대한 투자 권유를 받아 1만주를 사들였다. 김 대표는 주식 매입을 위해 박 모씨에게 총 4억원을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4만원에 매입했다는 얘기다.
◆ 진경준 이어 김성헌 네이버 대표의 넥슨 투자 '대박'
김 대표는 넥슨홀딩스 주식을 매입한 2005년 당시 (주)LG 법무팀 부사장이었다. 이후 2006년 넥슨이 일본 상장 계획을 밝혔고, 김 대표는 넥슨홀딩스 주식 1만주를 넥슨재팬 주식 8537주로 교환했다. 당시 넥슨홀딩스는 주주들에게 넥슨홀딩스 1주를 넥슨재팬 0.85주로 교환할 기회를 줬다. 넥슨재팬 주식수는 2011년 상장 전 액면 분할을 통해 100배로 늘었다. 김 대표의 넥슨재팬 주식수도 85만3700주가 됐다.
김 대표가 주식을 매각해 얻은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같은 규모로 넥슨에 투자한 진 검사장이 지난해 넥슨재팬 주식 전량을 판 금액이 12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김 대표의 시세차익도 상당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보유 주식 중 3분의 2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진 검사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의 동문 법조인이다. 김 대표가 진 검사장의 4년 선배다. 김 대표는 "진 검사장과 법조계 선후배로 아는 사이였지만 진 검사장을 비롯해 당시 함께 투자한 사람들이 누구였는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진 검사장에 이어 김 대표까지 넥슨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량 비상장사로 꼽혔던 넥슨의 주식을 매도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넥슨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더 큰 시세차익을 얻을 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넥슨 임직원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넥슨 초기 회사에 도움을 줘서 주식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 넥슨, 공동 투자한 4인방?
진 검사장에 이어 김 대표의 넥슨 투자 사실이 밝혀지자, 같은 시기에 같은 규모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박 모씨와 이 모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재팬이 2011년 공개한 유가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진 검사장에게 넥슨홀딩스 주식을 매각한 동일인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한 사람은 김 대표를 비롯해 외국계 컨설팅회사에 재직했던 것으로 알려진 박 모씨, 그리고 이모씨 등 3명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들 4명의 지분율은 각각 0.23%(85만3700주)로 동일했다. 한 사람의 주식을 4명이 똑같이 쪼개서 매입한 모양새다.
유명 외국계 컨설팅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진 박모 씨는 넥슨에 인수된 위젯과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감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모씨가 이 거래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모씨는 진 검사장과 김 대표, 이모 씨 등 3명과 함께 4인의 '공동 투자 그룹'을 구성해 넥슨 주식을 산 것으로 보인다.
진 검사장과 박모 씨는 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NXC 대표와 서울대 86학번 동문으로 재학 당시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모 씨는 상장보고서를 통해 주소가 서울이며, 넥슨 임직원 등 특별 이해관계자가 아니라는 사실만 확인됐다.
네이버와 넥슨 측은 이들 4인 그룹의 투자와 관련해 "개인의 투자고 법적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