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양적완화엔 3가지 조건 필요…경제상황 분석 공감대가 우선

한국은행이 신규 산업은행채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은 국회에서 한국은행에 요구하거나 한국은행이 금융안정에 매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한국판 양적완화'라고 부를 때에는 이러한 경우가 아니고 다음과 같은 통화정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양적완화가 필요하고 적절하게 작동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필요할 것 같다.

1) 한국은행의 정책 이자율을 한국은행이 더 낮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금융시장이 추가인하가 절대로 없다고 믿고 있다는 가정이다. 이러한 경우에만 단기 이자율이 양적완화 이후에 내려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 한국은행의 양적완화가 장기이자율을 낮출 것이라는 가정이다. 추가적인 화폐의 공급이 (단기이자율의 변동없이) 장기 이자율을 변동시킬 지는 장기자금 시장의 수급조건에 의존할 것이다. 기존에 시장에 있는 장기채의 매입인지, 아니면 신규발행하는 장기채의 매입인지가 중요한 결정요인이라고 생각한다.

3) 산업은행 채권을 매입한 결과, 다른 채권들의 가격이 같이 올라가서 기타 이자율의 감소가 일어난다는 가정이다. 이렇지 않은 경우에는 산업은행이 한계기업의 퇴출을 연기하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

어제 TV 뉴스를 보면서 여러 당이 서로 언쟁(cross-talking)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보여서 (지루하고 재미 없지만) 상세하게 답변드린다. 서로 다른 경제상황을 가정하고, 경제가 어떻게 운용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서로 '싸우는' 모습이 답답한 마음이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토론이 가능하다면 각 당이 서로 어떻게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가 드러나겠지만, 선거정국에서 이런 토론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한다는 말로 도저히 되지 않을 일을 고집스럽게 추구한다는 의미)일 거다. 언론의 분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