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요즘 가장 고민이 많은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 최치훈(59) 삼성물산 사장이 아닐까 싶다. 건설 담당 기자가 만나서 들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가장 많은 건설업계 CEO도 최 사장일 듯하다. 합병과 구조조정이란 대대적인 조직 재편에 이어 주택사업 매각설 등 삼성물산을 둘러싼 모호한 설들의 중심에 그가 서 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이 그리고 있는 삼성물산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최치훈 사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모두가 궁금해하는 '래미안 매각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조직 개편이 진행되면서 업계에선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매각설이 계속 나돌고 있다. 한때 KCC가 래미안 브랜드를 인수할 수 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최 사장은 "주택사업부문 매각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규모 구조조정설과 주택사업부 매각 이야기가 업계에서 회자하는 이유는 지난해 9월 통합 삼성물산(건설·상사·패션·리조트)이 출범하고 나서 회사가 겹치는 사업 부문의 인력을 감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800명 안팎의 희망퇴직 대상자를 통보한 데 이어 올해 800명 수준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최 사장은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환경에 변화를 주고, 상시적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 등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치훈 사장은 올해 해외 핵심 지역의 초고층 건축 사업과 교통 인프라, 항만, 발전 사업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건축 사업 중에선 복합빌딩과 병원, 공항 공사 등에서 시공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도로와 철도, 항만부문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대규모 글로벌 인프라 사업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플랜트 사업 분야에선 설계 엔지니어링 역량을 기반으로 아시아와 중동의 발전∙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계획은 "오는 2020년까지 건설 부문 매출을 23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 통합 삼성물산 출범 당시 공언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매년 점진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세운 계획"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다각도의 협업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그는 "우선 리조트 부문에서 계열사 간 협업을 하고 있고, 실현 가능한 부문에서부터 시너지를 낸 뒤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 시대를 접고 판교 알파돔시티로 사옥을 옮긴 것과 관련, 최 사장은 업계에 도는 조직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사옥 이전과 관련한 조직 개편 및 인사 등 내부 변화 가능성에 대해 "검토한 바가 없다"고 답했다.
래미안을 팔지 않겠다고 했으니, 내친김에 주택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도 물었다.
그는 "올해 저유가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글로벌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국내 주택 경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주택 경기가 일시적 호황을 맞아 공급이 많았다"며 "올해도 국내외 경제 불황 탓에 사업환경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경기가 썩 좋지는 않지만 삼성물산은 올해 재개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수도권 9개 지역에서 신규 주택 1만187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올해 국내외에서 매출 33조원, 수주 16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에서 매출의 60%(9조9000억원)는 채우겠다고 했다.
경제 제재 빗장이 풀린 이란 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최 사장은 "이란 국가의 시장 상황이나 진출 상황 등을 먼저 살펴보고 있다"며 "이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