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걸(76·사진) 고려아연(010130)명예회장이 영풍그룹 경영 전면에서 물러난다. 영풍그룹은 고려아연과 ㈜영풍을 두 축으로 최씨와 장씨 일가의 60년 넘는 공동 경영으로 일군 회사다.
최 회장 퇴진과 함께 공동경영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 세계 1위 아연회사 이끈 최창걸 명예회장

영풍은 18일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등기이사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2014년 고려아연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최 회장은 고려아연 회장으로 부임한지 47년만에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영풍은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이강인 영풍 사장을 등기이사직에 선임키로 했다.

최 회장은 국내 비철금속 업계의 성장을 이끈 인물이다. 최 회장은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인 고(故) 최기호 회장 장남으로 1974년 고려아연 회장, 1978년 영풍 등기이사를 맡았다.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동생이다.

비철금속은 구리, 알루미늄, 납, 주석, 아연 등 철을 제외한 금속군을 뜻한다. 아연은 철, 알루미늄, 구리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광물이다. 영풍그룹의 주력 제품이 아연이다.영풍과 고려아연 모두 순도 99%의 아연괴를 만들고 있다.

고려아연(왼쪽)과 영풍(오른쪽)이 생산하는 아연괴

최 회장은 고려아연 회장을 맡아 28년간 영풍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영풍그룹은 재계 27위 종합금속 기업이다. 그룹 매출 7조2000억원 가운데 고려아연과 영풍의 매출이 5조원이 넘는다. 두 회사의 매출을 합치면 세계 1위다. 고려아연 매출이 4조원 가량으로 중국 위광제련소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룹 관계자는 "국내 점유율 85%로 국내 소비하고 남는 제품은 모두 수출한다"고 했다.

◆ 60년 넘는 공동경영은?..."당분간 변화 없을 것"

최 회장은 그동안 공동창업주 고(故) 장병희씨의 2세인 장철진 전 영풍산업 회장, 정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해왔다. 최씨 가문은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한 비철금속 계열을 맡고, 장씨 일가는 영풍과 코리아서키트 등 전자 계열사를 담당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도 지주사격인 영풍을 축으로 두 갈래의 순환 출자 구조로 돼 있다. 하나는 '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영풍'이고 다른 하나는 '영풍→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으로 순환한다.

재계에선 최 회장의 퇴진을 계기로 '한지붕 두가족' 경영을 해온 두 오너 일가의 경영 방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풍그룹은 "최 회장의 퇴진과 그룹 지배 구조 변경과는 무관하다. 두 회사가 사실상 아연괴라는 같은 제품을 만든다"며 "회사 로고만 다르게 찍히지 영업부도 단일화 돼있다. 당분간 회사 경영 방식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