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재가 풀린 후 이란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란의 닫혔던 문을 열고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수출 절벽 시대에 중동은 새로운 대안이자 희망이다. 중동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이란의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호텔이다. 최근 이란을 찾은 사람들 때문에 방이 다 차서 예약하기가 어렵다. 경제 제재가 풀린 후 이란 시장을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 기업이 몰리고 있다.”

2016년도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김승호(55·사진) 주이란한국대사는 3월 16일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을 확대할 시장은 이란 밖에 없다.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 시장을 뺏길 것이다. 위기감을 갖고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호 대사는 “제재가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직접투자나 시장개방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코엑스같은 대형전시관이 테헤란 중심에 있는데, 현재 대관 일정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다 차있다”고 전했다.

김 대사는 “이란은 인구도 많고, 자원도 많다. 지정학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나라다. 우리는 현재 이란을 석유와 가스 생산국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지 말고 문화와 역사적 관점에서 충분히 이해를 할 필요가 있는 나라”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경제제재 해제 후 이란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

이란 경제제재 해제 후 달라진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는 곳이 호텔이다. 테헤란에 외국인이 머물만한 호텔이 3개 정도에 불과하다. 외국 손님들이 급증하면서 호텔 방을 예약하기가 매우 어렵다.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 시장을 선점하려고 세계 각국이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코엑스같은 대형전시관이 테헤란 중심에 있는데, 현재 대관 일정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다 차있다. 주요 언론에서도 ‘어느 나라와 어떤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 우리 기업들이 이란 진출을 많이 계획하는데, 조언을 하자면?

“이란 진출 경험이 없는 기업의 경우, 교역부터 먼저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란은 예로부터 ‘페르시아 상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업에 유능함을 보여왔다. 서로가 윈윈하는 거래를 지향하는 나라다. 거래를 하기 까다로운 면도 있지만 일단 거래가 성사되면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이란의 법과 제도를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슬람 중심의 법 체제가 생소할 수 있다. 기업인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감내하고 도전해야 한다.”

- 이란과의 교역 목표가 있나?

“특정 수치의 목표치를 잡진 않았다. 가시적인 무역 성과보다는 과거와 같이 양국 관계를 복원시키는게 급하다. 일단 양국 간 협정이 잘 돼 있어서 추가적인 협의 없이도 원상 복귀할 수 있는 게 많다. 이란 직항 노선도 최근에 대한항공에 배정했다. 항공로를 연다는 것은 그만큼 이란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 이번 귀국 기간 동안 기업인들 많이 만날 것 같은데.

“현재 면담을 요청한 기업이 51개다. 시간되면 모두 다 만나고 갈 생각이다. 자동차, 녹즙기, 전선 등 업종도 다양하다.”

- 이란의 치안 상황은 어떤가?

“이란이 여행가기 좋은 나라다. 많은 국민들이 이란에 대해 ‘테러국’, ‘위험한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다. 매우 안전한 나라다. 치안도 좋고 외국인에게 친절한 나라다.”

- ‘꽃보다 청춘’같은 프로그램이 가면 좋을텐데.

“언감생심이다. 그렇게 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이란에 관광을 많이 와 달라. 페르시아 유적이 많다. 앞서 말했듯이 특정 분야에만 치중됐다는 점이 한-이란 관계의 취약점이다. 양국 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민간교류가 활발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