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대만이 손잡고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패권에 도전한다.
15일 중국 소후(搜狐)망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설계업체 시노킹테크놀로지는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 정부와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시노킹은 한때 삼성전자와 어깨를 견줬던 일본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엘피다의 사카모토 유키오 전 사장이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의 핵심 인력 대부분은 대만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중국, 대만이 합쳐 D램 강국 한국에 도전하겠다는 구도인 셈이다.
시노킹과 중국 정부는 전력 소모가 적은 D램을 개발해 2018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공장의 양산력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월 10만장으로, 중국 최대 규모 D램 공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D램 시장은 한국의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미국 마이크론 3강이 과점을 이루고 있다. 한국 기업이 2000년대 반도체 치킨게임(증산 경쟁)에서 일본 엘피다를 비롯한 유럽 업체들을 꺾은 후 시장이 과점 형태로 재편됐다. 이번 3국 동맹이 유키오 전 엘피다 사장 입장에서는 치킨 게임에서 분패한 후 재기를 노릴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중국 정부에게도 동맹은 기회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육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연간 총 9000억위안(약 166조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기술력과 인력이 없어 애를 먹는 상황이었다.
한국을 제외한 반도체 강국들의 연합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시장의 차기 전장(戰場)이 될 '10나노 공정'을 두고 중화권 업체들이 대만 TSMC에 힘을 몰아주고 있다.
이러한 연합군 작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에 당장 악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그나마 앞선 편인 일본과도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공정 기술 격차가 1년 이상 벌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 합산 점유율 74.3%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연합군이 노리는 분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먹을거리인 사물인터넷(IoT)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연합군이 저전력이 필수인 IoT용 반도체를 저가로 공급하면 이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분메모리사업부 사장은 16일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나서면서 취재진들의 질문 대부분에 응답했지만, 시노킹 동맹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미 포화된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을 건너뛰고 IoT 시장에만 집중한다면 한국 업체를 앞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긴장을 늦춰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