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첫날인 지난 14일 하루 동안 32만명이 가입했다. 첫날 가입자의 97%가 은행으로 몰렸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ISA 판매 첫날 총 32만2990개 계좌가 개설됐다. ISA는 1인당 1계좌만 가능해 계좌 수와 가입자 수가 같다.
가입 금액은 총 1095억원으로 1인당 평균 34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입자의 97%인 31만2464명이 은행에서 가입했다. 가입 금액도 802억원으로 74.5%를 차지했다. 증권사는 1만470명, 293억원에 그쳤다. 보험사는 56명,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상품을 가입자가 직접 선택하는 신탁형과 금융회사에 맡기는 일임형, 두 가지 유형 가운데는 신탁형이 대세였다. 신탁형이 가입자 수 기준 99.8%, 금액 기준 98.4%를 차지했다. 일임형 가입자는 877명, 18억원에 불과했다. 신탁형이 압도적 우세를 보인 것은 대부분의 가입자가 몰린 은행이 4월 초까지는 신탁형만 판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일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고, 여러 상품에 분산투자를 해야 하는 일임형과 달리 신탁형은 예·적금 등 안전 상품에 집중할 수 있어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원하는 가입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신탁형은 투자처를 지정하긴 하지만, 재산을 맡긴 금융회사 명의로 투자를 하는 것이라 예금자 보호(1인당 5000만원) 대상에서 제외됐었는데, ISA 판매를 앞두고 금융위가 보호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은행과 신탁형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4월 초부터는 은행에서도 일임형을 판매하기 때문에 신탁형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익률 공시가 일임형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금융위 관계자는 "각 금융회사가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시하는 모델 포트폴리오(분산 투자 모델)에 따른 수익률 비교가 이뤄지면 높은 수익률을 내는 일임형에 가입자가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SA는 신탁형으로 가입했더라도 일임형으로 변경할 수 있고, 금융회사를 바꿀 수도 있다.
ISA는 근로·사업소득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데, 이 계좌를 통해 매년 2000만원까지 예·적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게 된다. 의무 가입 기간 5년을 채우면 수익 가운데 200만원까지는 세금을 물지 않는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는 3년만 채우면 되고, 250만원까지 비과세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ISA 가입자 규모와 투자금액이 약 800만 계좌,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