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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줄줄이 선임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산은 출신 인사를 방패막이 삼아 산은의 경영 점검을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호산업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황성호 전 산업은행 본부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는 회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한대우 전 산업은행 부행장, 금호타이어는 임홍용 전 산은자산운용 대표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대우 전 부행장은 산은 자본시장본부장, 상임이사를 거쳐 2013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맡고 있다. 태평양은 금호산업 인수 법률자문사였다. 한 전 부행장이 자본시장본부장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자율협약 기간에 있었다.

임홍용 전 산은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2002년 산업은행 종합기획부 팀장, 2011년 KD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지난 2013년 3월부터 동국제강 경영자문 상근고문, 2014년부터 KB캐피탈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황성호 전 본부장은 김왕경 전 산업은행 이사 후임이다.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는 이성근 전 산은캐피탈 사장에서 한대우 전 부행장으로 교체되고, 금호타이어는 박우양 전 산업은행 이사 대신 임홍용 전 대표를 선임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작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여전히 산업은행 관리를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가 올해 3세 경영 등 중요한 시기에서 안전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금호산업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고, 박 회장의 장남 박세창 전략경영실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박세창 사장은 금호타이어 부사장이던 작년 4월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채권단의 거센 반대로 사흘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