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들이 직접 가격인상·조업단축 모의"
공정거래위원회는 골판지 상자의 주재료인 골판지 원지의 가격을 담합한 12개 제지사들에게 1200억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하고 아시아제지 등 4개 대형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들 12개 제지업체들이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9차례 공동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생산량을 조정하기 위해 조업을 단축했다며 총 118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업체는 영업담당 임원 뿐만아니라 대표이사들이 직접 만나 골판지 원지 가격 인상과 이를 위한 조업단축을 모의했다.
이번에 과징금을 부과받은 12개사는 아세아제지(318억6400만원), 경산제지(5억100만원), 신대양제지(217억3800만원), 대양제지공업(109억6500만원), 동일제지(163억1100만원), ㈜월산(124억3700만원), ㈜동원제지(13억9600만원), 동일팩키지(15억9800만원), ㈜고려제지(117억5800만원), ㈜대림제지(55억1100만원), 한솔페이퍼텍(21억6900만원), ㈜아진피앤피(21억7400만원) 등이다.
이 중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동일제지㈜, ㈜고려제지 등 4개 대형사는 검찰 고발 조치를 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제지 제조업체들은 2007년 6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골판지 원지의 원재료인 폐골판지 가격이 인상되면 그에 맞추어 원지 가격의 인상폭과 인상시기를 합의하는 방식으로 답합을 했다. 골판지 원지의 원가에서 폐골판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 가량이다.
가격담합은 사장단 모임과 영업담당 임원급 모임을 통해 주로 이뤄졌다. 수도권에 위치한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동일제지㈜, ㈜고려제지 4개 대형사 영업 임원들이 경기도 시흥시 소재 모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가격 인상 필요성과 인상시기 등을 논의했다. 각 사의 대표이사들은 서울 강남구 소재 모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구체적으로 가격인상 폭과 인상시기에 대하여 논의하고 확정하는 등 담합에 가담했다.
이 같은 모임에서 이뤄진 합의를 토대로 제지사들은 총 9차례에 걸쳐 골판지 원지의 톤(t)당 가격을 약 2만∼9만5000원씩 인상했다.
이와 함께 12개 제지 제조업체들은 폐골판지 가격 하락으로 인해 원지가격이 하락추세였던 2009년 상반기에는 가격하락 방지를 위해 월 3∼5일 조업을 단축하기로 했다. 이들은 조업단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면서 전력사용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골판지 원지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2조원이며, 12개사의 점유율이 80%에 이르러, 이들의 담합은 심각한 경쟁제한을 초래한다"면서 "골판지 산업의 시작점인 원지분야의 담합을 시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원단ㆍ상자 등 후속산업에도 시정의 효과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상거래 확산에 따른 택배물량 증가 등으로 골판지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그 주재료인 원지의 가격담합을 적발함으로써 관련 기업 및 소비자의 피해를 막았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중간재 담합의 적발·시정을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