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S7엣지'가 11일 전 세계 50여 개국에 동시 출시된다. 삼성은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싼 가격을 책정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삼성전자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7은 전작(前作)보다 판매량이 확실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갤럭시S' 중 가장 저렴

갤럭시S7 시리즈의 가격은 83만~96만원대로 책정됐다. 화면 크기 5.1인치인 갤럭시S7은 저장 용량(32·64GB)에 따라 83만6000~88만원이고, 화면 크기 5.5인치인 S7엣지는 92만4000~96만8000원이다. 고객들은 이 금액에서 이동통신 3사가 11일 발표하는 공시지원금(구매 보조금)만큼 할인받아 사거나, 보조금을 안 받는 대신 20%의 통신요금 할인을 선택할 수 있다. 갤럭시S7의 가격은 삼성전자가 2010년 '갤럭시S' 첫 모델을 선보인 이래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삼성은 갤럭시S3 이후 모델부터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춰오고 있다. S3가 99만원대였고, S4는 89만원대, S5는 86만원대, S6 85만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S7은 83만원대까지 내려왔다. 고동진 사장은 "가격은 시장과 고객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영업·마케팅 등 모든 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소비자 의견을 들어서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0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홍보 모델이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를 소개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 제품에 적용된 방수 기능을 보여주기 위해 스마트폰 위로 물을 흘려보내는 모습(오른쪽 사진).

삼성페이 사용처 확대하고 게임 30만원어치 무료 제공

삼성전자는 이날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전략을 추가로 발표했다. 먼저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더 강력해졌다. 지금까지 삼성페이는 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했다. 매장에 있는 카드결제기 옆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대금이 치러지는 편리한 방식이어서 인기를 끌었다.

삼성은 이번에 지마켓·옥션·지구(G9)·위메프·GS샵·홈플러스 등 10여개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에서도 삼성페이를 쓸 수 있게 사용처를 확대했다. 스마트폰으로 이 쇼핑몰들에서 물건을 선택한 뒤 지문 인식만 하면 즉시 대금 결제가 완료된다. 카드번호나 비밀번호를 일일이 넣을 필요가 없다. PC에서 쇼핑몰을 이용할 때도 스마트폰과 연계해 지문 인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선 삼성·롯데·KB국민카드 등 3종의 신용카드만 이용할 수 있는데 상반기 중에 대부분의 신용카드를 쓸 수 있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삼성은 밝혔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입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도 확대했다. 현재는 우리은행에서만 이 서비스가 가능했는데, 신한·하나·KB국민·IBK기업·NH농협은행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페이는 현재 갤럭시S6급 이상의 프리미엄폰에서 이용 가능하며, 갤럭시A 등 중저가폰에도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 게임족(族)'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갤럭시S7에는 PC급 게임을 생생한 화질로 빠르게 구동할 수 있는 그래픽 소프트웨어 '불칸'이 장착돼 있다. 삼성은 갤럭시S7의 게임 기능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구매 고객 전원에게 총 30만원어치의 모바일게임 45종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갤럭시 게임팩'에는 블리자드·EA·게임로프트 등 글로벌 회사의 인기 게임들이 포함돼 있다.

갤럭시S7은 기본 기능에서 내실(內實)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촬영하고, 빨리 움직이는 피사체의 초점도 재빨리 잡아낸다. 방수(防水) 기능도 특징이다. 배터리 용량은 전작보다 18~38%가량 늘렸다. 최대 200기가바이트(GB)의 추가 메모리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

갤럭시S7과 연계해 사용하는 360도 영상 촬영용 카메라 '기어360'도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품은 4월 중 40만원대에 출시될 예정이다. 고동진 사장은 "지금은 모바일 업계의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스마트폰을 둘러싼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