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이지만 때로는 이게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집니다."
김하원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말한 만병통치약은 '타우린'이다. 포유동물의 세포와 조직에 있는 유기물질로 오징어·낙지·조개 등 어패류에 많이 들어 있다. 타우린은 오징어 한 마리에 1000~1500㎎, 가리비에 1000㎎ 정도 포함돼 있다. 사람의 경우 타우린을 하루 1000㎎ 정도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1960년대부터 타우린이 심장과 신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며 "현재는 타우린이 치매 등 뇌 질환에도 치료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사실까지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우린연구회 회장인 김하원 교수는 타우린에 대한 연구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외 연구진과 타우린에 대한 효능을 연구하는 타우린 분야의 전문가다. 타우린은 신경 전달 물질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우리 몸의 쓸개즙에서 자동으로 생성되며 부족하면 음식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타우린은 1827년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1960년대부터 콜레스테롤 저하 작용과 심장 강화 작용 등이 보고됐다. 김 교수는 "타우린은 까도 까도 무수한 연구 결과가 또 나오는 양파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타우린에 대한 효과는 당뇨병, 동맥경화, 면역 질환, 심장 질환, 근육 강화, 피로 억제 등이다.
타우린은 1971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신경 전달 물질의 역할을 하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1973년에는 심장 근육 운동에 타우린이 필수라는 연구 결과가 네이처에 실렸고, 이듬해에는 타우린이 심장 마비 예방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현재까지 발표된 타우린에 대한 논문은 1만건이 넘는다.
타우린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자 1975년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타우린학회가 발족됐다. 국제타우린학회는 2년에 한 번씩 미국·유럽·아시아 등을 돌아가면서 열리는데, 이때마다 타우린의 연구 가치를 논의하는 주제가 달라졌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도 타우린의 효능을 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1993년 약학, 의학, 영양학, 생명과학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타우린연구회를 만들었다. 설립 당시 11명으로 시작해 현재 정회원 수는 박사급 30명으로 늘었다.
한국타우린연구회는 올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국제타우린학회를 개최하는 행운을 얻었다. 국제타우린학회는 5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타우린과 뇌 건강'을 주제로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다. 미국·프랑스·스웨덴·폴란드·핀란드·네덜란드의 타우린 전문가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 전문가들은 타우린의 뇌 기능 개선, 타우린의 면역과 염증 억제, 타우린의 순환계 영향 등 다양한 타우린의 주요 작용에 대해 보고할 예정이다.
타우린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긴 하지만 자양제나 피로 회복제 등으로 쉽게 섭취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타우린은 항산화 활성 물질로 피로 회복과 혈압 안정에 효과가 있다"며 "드링크 등을 통해 쉽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타우린 연구 영역은 치매 치료제다. 김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떠오르는 타우린에 대한 연구주제는 뇌 질환 치료 효과"라며 "뇌신경을 보호하고 진정 작용을 하는 타우린이 앞으로 치매 치료제까지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2014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질환을 가진 쥐에 6주간 타우린 30㎎을 공급했을 때 인지 기능 효과가 있었다. 일본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가 있었던 사람의 뇌 조직에서 타우린의 농도가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타우린을 먹으면 신경교감세포의 활성화가 촉진된다"며 "드링크 한 병이나 오징어 한 마리에 들어 있는 타우린 1g를 매일 섭취하면 치매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알립니다]
제20회 국제타우린학회
▲주제: 타우린과 뇌 건강(Taurine and Brain Health)
▲일시: 5월 24일~27일
▲장소: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
▲발표 내용: 타우린과 뇌 기능, 타우린의 비만 예방 효과, 타우린의 근육 강화 효과, 타우린의 면역 기능, 영양 속 타우린 타우린의 생화학적 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