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은 3월 1일자로 생산부문장을 신설하고, 김종호 전 삼성전자(005930)글로벌기술센터장(사장)을 선임했다. 배 만드는 회사가 '휴대폰 제조의 달인'을 구원투수로 영입한 것이다.

김 사장은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 삼성 스마트폰을 세계 1등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삼성전자에서 두번째로 배출된 제조 직군 사장이며, 휴대폰 셀(Cell) 생산방식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중공업은 "김 사장이 삼성중공업의 생산부문을 맡아, 해양 프로젝트의 수행 능력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지난해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삼성중공업이 반전의 실마리를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이 그룹의 중심인 삼성전자 임원들을 계열사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세계 1등 DNA를 그룹 전반에 확산시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제조부터 연구개발(R&D), 솔루션, 해외사업 분야 전문가들이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김종호 삼성중공업 사장(왼쪽)과 홍원표 삼성SDS 사장

◆ 차세대 솔루션 육성하고 광고 해외사업 지휘

홍원표 사장은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삼성전자에서 삼성SDS로 자리를 옮겼다. 홍 사장은 현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을 맡고 있다. 그는 2007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 입사한 후,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 미디어솔루션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은 "(홍 사장이) 모바일 중심의 솔루션 사업에 대한 감각과 식견을 보유, 삼성SDS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추진하는 솔루션을 조기 전력화하고 삼성전자 무선사업과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서 '유럽통'으로 불리던 김석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제일기획(030000)비즈니스1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영국, 프랑스 법인을 거쳐 구주총괄을 역임한 김 부사장은 제일기획의 해외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석필 제일기획 부사장(왼쪽 네번째)이 '세빗 2014'에서 삼성 전시관을 찾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 구주총괄 시절 유럽 지역에서 매출 신장을 주도, 삼성이 유럽 넘버원 전자 브랜드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데 기여했다. 프랑스 최고 요리사 선발행사를 후원한 공로로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적도 있으며, '세빗(CeBIT) 2014'에서 삼성 전시관을 찾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직접 제품 설명을 하기도 했다.

◆ 사장단에도 전자 출신 두루 포진…1등 노하우 전파

조인수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삼성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겼다.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LSI) 제조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조 부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제조센터장을 역임했는데,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2011년 같은 보직을 맡았다. 삼성은 반도체와 LCD의 인력교류를 통해 제조와 연구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출신 최치영 전무는 삼성전기(009150)디지털모듈(DM)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 김경아 상무는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옮겼다.

삼성은 임원 인사 외에도 과거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출신을 중용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LED사업부를 거쳤으며,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LCD사업부에서 근무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 김봉영 삼성물산 사장은 삼성전자 경영진단팀장 출신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전자의 세계 1등 사업·기술 노하우를 계열사에 전파하고 있다. 사업적인 연관성이 있는 분야에 핵심 인재를 전진 배치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업(業)의 특성이 다른 분야에 삼성전자의 방식·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