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임기 3년 차인 올해 그룹의 미래를 밝힐 신성장 사업 육성에 승부수를 던졌다. 2차 전지(電池) 소재인 리튬의 상업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2차 전지의 필수 소재다. 권 회장은 지난달 14일 아르헨티나 살타주(州)에서 열린 상업용 리튬 생산 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다음 날에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갖는 등 발빠른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면담에서는 리튬 사업을 위해 지속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자는 언급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권오준(왼쪽) 포스코 회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궁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가운데)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리튬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리튬 상업화 본격 추진

포스코의 상업용 리튬 생산 공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발 4000m 포주엘로스 염호(鹽湖) 인근에 짓는 이 공장은 2차 전지용 고순도 리튬을 연간 2500t 생산해 자동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에 공급한다. 전기차 한 대당 배터리 원료로 리튬이 40㎏ 정도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약 6만대 분량이다.

리튬 매장량이 150만t으로 추정되는 포주엘로스 염호는 리튬 생산의 최적지로 꼽힌다. 포스코는 올해 초 포주엘로스 염호의 광권을 갖고 있는 아르헨티나 리티아사와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해 사용권을 확보했다. 정창화 포스코 전무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독자적 '리튬 직접 추출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공법으로 12~18개월 걸리던 리튬 추출 시간을 1~3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2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진다.

리튬은 세계 시장 규모가 2002년 7만t에서 2014년 17만t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2020년에는 27만t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포스코가 생산할 2차 전지용 고순도 리튬 제품 원료 시장 규모는 2020년 전체 리튬 시장 규모 중 50%에 해당하는 13만5000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포스코는 연간 리튬 생산을 4만t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강판 등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에도 온 힘 쏟아

포스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재무 건전성 제고, 경영 인프라 쇄신을 위해 총력을 다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월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내년까지 5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월드 프리미엄 제품의 대표 주자는 자동차 강판. 포스코는 올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전 세계 철강사 중 최초로 기술 전시회를 열었다. 트윕(TWIP), HPF(고온 프레스 성형)강과 같은 포스코 고유 제품을 비롯해 30여 종류의 미래 자동차 소재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트윕강은 포스코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최첨단 강재로 꼽힌다. 강도와 가공성을 모두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꿈의 강재'로 전 세계에서 포스코가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했다.

강도는 1㎟당 100㎏의 하중을 견디면서 동일 강도 제품 대비 가공성은 5배 높다. 충격 흡수가 탁월해 자동차의 앞뒤 부분인 범퍼빔 등에 적용하면 안전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HPF강은 보통 철강재의 강도가 1.5GPa(1㎟ 당 150㎏의 하중을 견딤)보다 높아질 경우 가공이 어려워지는데, 이 단점을 보완해 가공성을 높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주로 측면 충돌 또는 전복 사고 시 외부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해야 하는 센터 필러(차의 기둥에 해당) 등에 적용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포스코가 유일하게 세계 최고 강도 수준인 2GPa급 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 세계 자동차회사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올해 자동차 강판 판매량 900만t 이상, 2018년 이후에는 1000만t 판매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