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 주식 거래 시장 'K-OTC'의 전체 시가총액이 10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삼성SDS가 이탈하기 직전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는 당시 삼성SDS의 빈 자리를 대신할 만한 우량 종목을 많이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K-OTC 대표주라고 할 만한 종목은 유치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시가총액 2위 기업인 삼성메디슨의 주가가 매각설로 급락하면서 K-OTC의 시가총액은 크게 줄었다.
◆ K-OTC 시가총액, 42조원에서 10조원으로
K-OTC는 지난 2014년 8월 출범 초기부터 삼성SDS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삼성SDS가 K-OTC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서 상장하기 전날인 2014년 11월 13일, K-OTC의 전체 시가총액 42조원 중 70%(29조2100억원)가 삼성SDS의 몫이었다.
삼성SDS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이 회사가 이탈한 직후 K-OTC의 몸집은 현저히 줄었다. 삼성SDS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일 K-OTC의 전체 시가총액은 13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후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4~5월 두 달 간 26개 종목을 새로 유치하며 시가총액이 한 때 15조6800억원(5월 29일)까지 늘기도 했으나, 주도주의 빈 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K-OTC의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13조원대에서 12월 11조원대로, 그리고 이달 10조원대로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29일 K-OTC의 전체 시가총액은 10조7227억원까지 감소했다.
◆ 신규 편입 33개 종목, 삼성SDS 대신하기엔 역부족
K-OTC 개장 후 3개월만에 삼성SDS가 이탈하자, 금융투자협회는 "빈 자리를 채울 만한 종목을 꾸준히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후 29일 현재까지 33개 기업을 추가 등록했으나, 이들 종목은 삼성SDS를 대신하기 어려운 중소형주다. K-OTC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삼성SDS의 이탈 이후 편입된 종목은 단 한 개도 없다.
지난달 29일 시가총액 1위 종목은 포스코건설(1조6430억원)이었다. 전체 시가총액의 15%를 차지하고 있어, 삼성SDS와 비교도 되지 않을 뿐더러 시장 주도주라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시가총액 2위 업체인 삼성메디슨도 최근 삼성전자에 의해 매각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달 23일 조선비즈는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 매각을 위해 경영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다음날 장외 주가가 7750원에서 5910원으로 급락했다. 현재 6000원선은 넘었으나 7000원은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4월 K-OTC의 2부 시장으로 개설한 K-OTC BB 역시 유명무실하다. 지난달 누적 거래대금이 1억1268만원으로, 지난해 5월(14억4084만원)의 7.8%에 그친다.
K-OTC BB는 비상장 주식의 매매를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시장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크고 수익률도 높은 벤처 투자에 적합해 K-OTC의 대안으로서 마련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 업계에서는 K-OTC를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단에서 아예 배제하는 분위기다.
크라우드펀딩 업체 인크의 고훈 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비상장사 주식 거래 시장으로 K-OTC시장이 운영되고 있으나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며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