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조4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4543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7% 줄어든 6조4412억원, 당기 순손실은 1조3043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영업손실 1조280억원을 기록했다가 2014년 16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1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액은 2013년보다 41.4% 크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3분기 영업손실 1조5127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이 시기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샤이바 가스와 아랍에미리트(UAE) CBDC 정유, 사우디 얀부 발전 등 3개 프로젝트에서 총 1조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조9691억원, 영업이익 219억원, 당기순이익은 1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화공 부문의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지난해 화공 부문은 2조4089억원을 수주하는 데 그쳐 1년 전보다 수주액이 42.5% 감소했다. 비화공 부문은 같은 기간 29.4% 늘어난 2조8335억원을 수주했다. 이 때문에 전체 수주액도 2014년보다 17.8% 줄어든 5조2424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주 잔고는 12조427억원으로 5.9%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이날 오후 5시 39분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얼마 전 1조2652억원의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끝났고 자사주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면서 “빠른 시일 안에 이를 반영한 특수감사목적보고서를 제출해 주식거래 정지를 해소하고 주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달 중순 진행된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100% 마감한 데 이어 기존 주주 배정 청약에서도 99.9%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실권주 일반공모에서도 25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