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R&D) 인력인 보안 솔루션 개발업체 이리언스는 2010년 회사 설립 이후 홍채인식과 관련된 핵심기술을 다수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력 만큼은 어느 경쟁사에도 밀리지 않았지만, 제품 홍보와 판매 채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에 애를 먹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리언스의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리언스는 지난해 4월 경기혁신센터에 입주한 뒤 싱가포르 커뮤닉아시아, 프랑스 파리 오렌지팹 데모데이, 중국 상하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의 국제 행사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관련 업계에 얼굴을 알리자 각종 러브콜이 뒤따랐다.

지난해 6월 커뮤닉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잇는 국경 출입국의 출입통제 사업 관련 계약을 따냈고, 한 달 뒤 열린 상하이 MWC에서는 홍채인식 모듈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MOU) 2건을 체결했다. 이리언스는 지난해 10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ITU 텔레콤 월드'에서 최고 혁신기업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1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모인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업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KT는 경기혁신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KT 관계자는 "대기업의 주요 사업부서와 스타트업을 직접 연계하는 방식은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KT가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라고 전했다.

KT는 지난해 8월 경기혁신센터 공식 웹사이트에 투자 신청 핫라인 채널을 개설했다. KT와 소통할 수 있는 사업협력 아이템을 상시 발굴하고 KT 그룹과 벤처·중소기업 간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사업 제안 분야는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게임, 이동통신 등 KT와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어야 한다.

이리언스뿐 아니라 주행 보조시스템 개발업체 '지티(GT)', 유·무선 이어셋 개발업체 '해보라', IoT 스마트센서 개발업체 '울랄라 연구소', 원거리 가상터치 솔루션 개발업체 '브이터치(VTOUCH)' 등 경기혁신센터 입주 기업들도 투자계약, 글로벌 제휴와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약 15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고 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30여명의 신규 고용도 이뤄졌다.

황창규 KT 회장(왼쪽 세번째)이 지난해 11월 2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 첫번째)에게 보안 솔루션 개발업체 이리언스가 개발한 홍채인식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강학주 울랄라연구소 대표는 "KT와 경기혁신센터가 스타트업과 함께 고민하고 조언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성현 이리언스 대표는 "중소기업은 해외시장 진출 경험이 적은데 경기혁신센터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KT는 올해도 경기혁신센터에 입주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진출 지원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달 22~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6에도 KT와 경기혁신센터가 지원하는 기업 7개가 참여했다. 호신용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드는 '247', 스마트폰 인증 솔루션업체 '12CM' 등이 KT 전시 부스에서 세계 참관객들을 맞이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경기혁신센터는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허브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KT가 축적한 노하우와 보유 중인 인프라를 총동원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