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36년간 국내 1위 백화점 점포인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을 꺾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17개월간 1300억원을 투입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 작업을 끝내고 26일 개장하는 것이다.

이른바 '뉴(New) 신세계 강남점'은 전체 영업장 면적이 서울 잠실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주 경기장)보다 더 넓은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내수 소비가 가장 활발한 쇼핑 1번지인 강남을 공략해 강남점에서만 올해 매출 1조7000억원에 이어 2019년에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백화점 점포는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등 3곳인데 이 중 '1호 매출 2조원 점포'가 되겠다는 것이다.

最多 브랜드… 전문관으로 차별화

신세계 강남점의 신무기(新武器)는 여럿이다. 먼저 입점 브랜드 수가 기존 600여개에서 60% 정도 많은 1000개로 늘었다. 그야말로 있을 건 다 있다는 '백화점(百貨店)'의 전형으로 국내 단일 백화점 매장 가운데 브랜드 수로는 최다(最多)이다.

신세계백화점이 17개월간의 증축 공사를 끝내고 서울 반포에 있는 강남점 신관을 25일 공개했다. 브랜드별 칸막이를 없애고 특정 품목들을 편집 매장 형태로 한데 모은 4개의 전문관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사진은 신관 4층에 있는 신발 전문관. 아시아 백화점 중 최대 면적(3305㎡)에 나이키부터 루이비통까지 146개 브랜드의 신발이 모여있다.

영업 면적은 8만6612㎡(약 2만6200평)로 이전보다 56% 넓어졌다. 이는 지금까지 서울 시내 최대 백화점 점포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7만700㎡)보다 22% 넓다. 신관 6개 층을 새로 증축했고, 지하 1층은 지난해 10월 확장을 마쳐 먼저 선보였다.

과거 백화점들이 한 층에 비슷한 제품군과 가격대의 브랜드들을 모아 선보인 것과 달리 신세계 강남점은 각각의 주제에 맞는 다양한 제품군을 한데 모아 편집매장 형태로 꾸민 '전문관' 개념도 도입했다.

한 예로 4층 신관에 있는 '신발 전문관'은 하이엔드·캐주얼 등 5개 카테고리를 한 층에 모았는데 나이키·아디다스 등 운동화는 물론 루이비통의 명품 구두까지 판매한다. 9층 생활 전문관인 '신세계 홈'은 주방·가전·가구·침구 등 140여개 브랜드 제품을 상품 종류별로 진열해 놓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에는 이 외에도 컨템포러리, 유아·아동 등 4개 분야 전문관이 있다.

"서울·지방 포괄하는 한국 대표 백화점"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기존 강남점에선 럭셔리 시장에 무게 중심을 뒀으나 증축을 계기로 모든 소비자를 포괄할 수 있게 매장 구성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남 고속터미널이 바로 붙어 있어 다른 점포보다 지방 고객 비중이 10%포인트 이상 높은 점을 감안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펼쳐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강남점을 국내 1위 점포로 만들겠다는 마스터 플랜을 정해놓고 매장 확대와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벌였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고용 창출과 경기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뚝심이 밑바탕에 있었다.

신세계강남점은 특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신세계만의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방침이다. 유신열 강남점장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다양한 고객 경험까지 제공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유통 선진국 백화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완성했다"고 말했다.

런던의 해러즈, 파리의 봉마르셰 백화점처럼 외국 관광객들에게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현재 80만명 수준인 강남점 연간 방문객이 올해에는 약 두 배인 15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 센텀시티·하남점 등 6대 프로젝트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포함해 올해 6대 핵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증축을 마치는 부산 센텀시티점을 동북아 패션 라이프스타일 쇼핑몰로 만들고, 6월 새로 문을 여는 김해점을 쇼핑몰과 백화점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백화점'으로 특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9월과 12월에는 하남점과 대구점도 새로 개장한다.

장재영 대표는 "우리는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를 위해 3년 전부터 준비해왔으며 올해는 본격 도전하는 해"라며 "6대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