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자산 1988억달러로 사상 최대치 기록
단기외채/준비자산 비율, 29.6%로 11년 만에 최저치

지난해 우리나라가 2년 연속 순대외자산국이 됐다. 내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금액을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것인데, 극단적으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돈을 모두 회수해도 우리나라에는 달러가 남는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5년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우리나라 순국제투자잔액(순대외자산)은 1988억달러로 2014년말보다 1112억달러가 늘어났다. 사상 최대치다.

우리나라 순국제투자잔액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4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였다. 대외부채가 대외자산보다 많은 순대외부채국가라는 의미다. 순국제투자잔액은 지난 2007년말 기준 -1874억달러로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2012년말 -944억달러, 2013년말 -372억달러로 마이너스 폭이 줄었다. 그리고 2014년 3분기말에 처음으로 대외자산이 대외부채를 앞질렀고, 4분기말에 순대외자산이 더 확대됐다.

또 우리나라의 단기적인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말 현재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받을 대외채권 잔액은 7197억달러로 2014년 말(6836억달러)에서 362억달러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가 갚아야 할 대외채무는 3966억달러로 1년 전보다 278억달러 줄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232억달러로 전년(2592억달러)보다 640억달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외채권·채무 통계는 상환 만기와 금리가 정해진 대출금, 차입금, 채권 등으로 구성된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작년 말 1087억달러로 1년 전보다 77억달러 줄었다. 특히 단기외채를 외환보유액인 준비자산으로 나눈 비율은 29.6%로 2014년 말(32.0%)보다 2.5% 포인트 낮아졌다. 2004년 말(27.3%)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단기외채는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한꺼번에 빠져나갈 우려가 있는 자금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그만큼 양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작년 말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27.4%로 1년 전과 같았다.

대외채권·채무뿐 아니라 직접투자, 주식, 파생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순국제투자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작년 12월 말 우리나라의 대외투자(금융자산) 잔액은 1조1399억달러로 1년 사이 579억달러 늘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투자한 금액은 작년 말 9411억달러로 533억달러로 감소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대외 증권투자, 직접투자 등이 급증했지만 외국인투자는 원화의 평가절하 등으로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