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시작되던 6일 경기도 이천·여주로 드라이브를 나섰다. 이천·여주 지역은 2007년 신세계그룹이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아웃렛을 개장한 데 이어, 2013년 말 롯데백화점이 비슷한 규모의 프리미엄아웃렛을 개장하면서 서울 근교 아웃렛 쇼핑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드라이브는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로 다녀왔다. 아이오닉은 현대차가 처음 선보인 친환경 전용모델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 '프리우스'와 경쟁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높은 연비를 내기 위해 제작된 차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의 공식 연비는 리터(L)당 22.4㎞로, 현재 국내 시판되는 국산차량 중 가장 높다.

야간 개장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 전경

외관 디자인은 차량 뒷유리가 트렁크와 함께 통째로 들어 올려지는 '5도어 해치백' 형태로 제작돼 프리우스와 흡사하지만, 차의 얼굴 부분에 해당하는 앞쪽은 현대차의 패밀리룩(브랜드별 통일된 디자인)인 육각형 모양의 디자인을 적용해, 아반떼·쏘나타·투싼과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디자인은 주행 중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돌고래를 닮은 유선형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공기저항계수가 0.27로 현대차가 판매하는 모델 중 가장 공기 저항을 적게 받는다.

아이오닉은 차 길이(全長)가 4470㎜로 준중형급 세단인 '아반떼(4570㎜)'보다 약간 작다. 다만 실내 공간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축거)는 2700㎜로 아반떼와 같다. 성인 4명이 탔을 땐 다소 답답하지만, 자녀가 1~2명 있는 3~4인 가족이 타기엔 넉넉하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하이브리드차답게 엔진음이 들리지 않아 시동이 걸렸는지 아닌지 알 수 없을 만큼 조용하다. 급가속을 하지 않는 한 정지상태에서 시속 40㎞ 정도까지는 전기 모터로 달린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선 초기 주행에서 엔진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가솔린·디젤 차량은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할 때 가장 많은 연료를 소모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초기 가속은 안정적이다. 전기 모터는 엔진과 달리 처음 가속 페달을 밟을 때부터 최대 토크(엔진의 순간 가속력을 나타내는 단위)를 낸다. 수치상으로는 17.3㎏·m에 불과하지만, 정지 상태에서부터 최대 힘을 들여 앞으로 치고 나가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다만 이때 모터가 돌면서 '삐익'하고 전자음이 나오는 건 다소 거슬렸다.

서울 광화문에서 한남대교를 지나 경부고속도로로 올랐다. 귀성길 차량이 몰리기 전에 출발해 길은 거의 막히지 않았다. 연비가 최대 얼마까지 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급가속을 최소화하고 시속 90㎞ 안팎으로 정속 주행했다. 나중에는 아예 크루즈컨트롤 기능까지 켰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여주 덕평 TG까지는 대략 60㎞ 남짓. 차 계기판에 있는 연료 표시등은 20개 칸으로 나뉘어 있는데, 완전 주유 상태로 출발한 결과 한 칸도 떨어지지 않았다. 연비는 L당 23㎞가 넘게 나왔다. 휘발유 3L도 다 쓰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이오닉은 연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편의 기능을 탑재했다. 먼저 내비게이션의 목적지 정보와 연동해 운전자가 '관성 주행'을 하도록 안내하는 프로그램이 적용됐다. 예컨대 고속도로에서 톨게이트로 빠져나간다면, 고속도로 출구 200~300m 전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계속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가 출구 직전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비(非)경제적인 운전 습관을 교정해주는 것이 목적이다.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경로 앞쪽으로 오르막길이 있으면 평지에서 미리 배터리를 충전하고 오르막 시작 지점에서 배터리를 최대로 사용해 연료 효율을 최소화한다.

2007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명품 아웃렛 '여주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입구. 차로 20여 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2013년 개장하면서 이천·여주 지역이 명품 쇼핑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여주에는 세종대왕릉(영릉)이 있고, 매년 4월 국내 최대 규모의 도자기박람회가 열려 가족 단위로 둘러보기에도 적합하다.

주행 중 현재 운전자가 '경제 운전'을 하고 있는지, '비경제 운전'을 하고 있는지 구분해 주는 컴퓨터 분석 프로그램도 설치돼 있다. 계기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운전 습관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 운전 여부는 자동차 컴퓨터가 판단하는 데 기준이 다소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경제 운전은 엔진 대신 전기모터로 달리면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때를 뜻한다. 다만 때때로, 엔진이 돌아갈 때도 경제 운전을 하고 있다고 표시되는가 하면, 가속 페달을 떼고 관성 주행으로 달릴 때 비경제 운전을 하고 있다고 표시되기도 한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속도가 시속 100㎞까지 올라가더라도 엔진 회전수를 1500rpm 이하로 유지하면서 정속 주행을 한다면 이는 속도 대비 경제운전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컴퓨터가 속도와 주행습관, 엔진 회전수 등 여러 가지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전 상황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덕평TG에서 지산스키장까지는 국도를 따라 10여 분만 더 들어가면 된다. 눈 덮인 산 골짜기 위로 수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다. 연휴기간 스키와 보드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다음 날 오후엔 다음 목적지인 여주프리미엄아울렛으로 향했다. 영동고속도로를 따라서 달리면 일직선 주행이 가능하지만, 일부러 42번 국도를 따라 향했다. 42번 국도는 인천에서 수원, 원주를 거쳐 동해까지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관통하는 국도다. 마침 차가 많지 않아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급가속하면서 엔진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아이오닉은 엔진과 전기모터 합산 출력이 141마력으로 프리우스(136마력)보다 조금 높다.

다만 시속 100㎞ 넘는 속도로 달리자 가속 성능은 급격히 떨어졌다. 현대차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포츠 주행 모드를 추가했다. 변속기 레버를 일반 주행인 'D'에서 'S'자가 적힌 운전석 쪽으로 당기면 스포츠 주행 모드로 바뀐다. 치고 나가는 힘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대신 엔진 가동이 늘어나면서 연비는 조금 줄어든다.

아이오닉은 모델에 따라 2295만~2755만원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주력 모델은 프리우스보다 600만원 싸게 살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서울로 돌아오기까지 총 200㎞ 정도를 달렸고, 연비는 L당 20.8㎞가 나왔다. 이번 운행에서 경제 운전은 41%, 보통 운전은 52%, 비경제 운전은 7%를 기록했다. 연료는 4분의 1도 쓰지 않았다. 휘발유를 가득 채우면 45L, 전국 평균 휘발유 값(1238원)을 감안하면 200㎞ 주행에 1만원이 채 들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