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D램 시장 합산 점유율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지만, D램 가격 하락 여파로 매출 등 실적은 계속 나빠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22일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15년 4분기 모바일 D램 시장에서 58.2%를 점유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SK하이닉스(26.1%), 3위는 미국 마이크론(14.3%)이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2015년 4분기 점유율 합계는 전분기의 83.3%보다 1%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 점유율은 3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15년 4분기 전체 세계 D램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6.4%, 27.9%를 차지하며 합산 점유율이 74.3%에 달했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램 매출 부진...'D램 가격 하락'
점유율 측면에서 보면 한국 업체들의 D램 시장 지배력은 흔들림이 없다. 그러나 실적 및 시장 전망은 좋지 않다. 2015년 4분기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47억6200만달러(5조8400억원)로 전분기보다 9.7% 줄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도 전분기대비 9.3% 감소한 28억6500만달러(3조5200억원)에 그쳤다. 두 회사의 합산 매출은 776억27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8억달러 가량 줄었다.
세계 D램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한 한국 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D램 반도체 가격이 내렸기 때문이다. PC용 D램 주력 규격인 DDR3 4GB(기가바이트) 제품의 2015년 4분기 평균 가격은 전분기 평균 가격 보다 10% 이상 떨어진 데 이어 2016년 1월에도 6.15% 하락했다. PC 수요가 계속 둔해지는 탓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노트북PC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세공정 진화도 D램 가격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한 장의 웨이퍼(반도체 원판)에서 만드는 반도체의 양이 늘어난다.
PC 수요 감소를 상쇄할 제품군으로 꼽히는 모바일 제품 전망도 어둡다. 2016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16%가량 감소하면서 2016년 1분기 모바일 D램 가격도 7%정도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2015년 4분기 SK하이닉스(000660)의 모바일 D램 매출은 2.1% 줄었고, 경쟁사보다 앞선 공정 기술인 LPDDR4로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005930)의 같은 기간 모바일 D램 매출도 전분기보다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 공정 기술 고도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돌파구…"결국 스마트폰 신제품 수요가 모바일 D램 수요 결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정 기술 고도화를 통한 원가절감으로 채산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나노 공정의 수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2016년 하반기에는 18나노 공정을 통해 제조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1나노 공정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유니버셜 플래시 스토리지(UFS)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월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7배 이상 빠른 HBM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온라인 게임이나 동영상 실행에 필요한 그래픽카드에 이 반도체를 탑재하기로 했다. HBM은 기업, 연구소 등에서 쓰이는 고성능 수퍼컴퓨터나 서버 등에 쓰이기도 한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된 스마트폰들의 수요에 따라 올해 모바일 D램 탑재량 증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 신제품이 모바일 D램의 가격 추세를 바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