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가 급부상하면서 관련 산업도 뜨고 있다. 배터리와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2023년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시장 수요를 260억달러(32조원)로 예상한다. 2014년 60억달러(7조4000억원)에서 10년 사이 4.3배로 폭발한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기술, 성능, 가격 등 종합 평가에서 각각 세계 1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조사기관 네비건트리서치).
올해 두 회사는 시장 공략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집중 공략해 자동차용 배터리 매출을 작년 7000억원에서 올해 1조2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구본무 LG 회장이 지난해 10월 중국 난징의 LG화학 배터리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하는가 하면 구 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도 최근 LG화학 등기 이사를 맡기로 하는 등 최고 경영층의 관심도 높다. 삼성SDI는 올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1회 충전 시 최대 600km까지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셀을 선보이는 등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LG의 양강 구도에 SK 이노베이션도 이달 17일 메르세데스 벤츠를 생산하는 독일의 다임러그룹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본격 가세했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일괄 생산 체제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남양연구소를 중심으로 배터리 기술 축적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현대차·LG·SK 등 국내 4대 그룹이 모두 뛰어든 분야라는 점만 봐도 자동차용 배터리에 대한 중요성이 입증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 동력 정밀 관리 등을 위한 반도체가 휘발유나 경유 차량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마이너스 4%의 역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만큼은 5%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대오트론·실리콘웍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경쟁도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