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620만명에 육박했던 국내 자영업자가 20여년 전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만9000명 줄어든 556만3000명이었다. 한 해 감소폭이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컸으며, 그 결과 자영업자 수는 1994년(537만6000명) 이후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02년 61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로는 줄곧 감소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종업원 없이 혼자 사업하는 영세 자영업자 수가 전년 대비 12만명이나 감소해 400만명을 밑돌았다(398만2000명). 영세 자영업자 수가 300만명대까지 내려간 것은 1994년(391만3000명) 이후 처음이다. 반면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전년보다 3만1000명 늘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27.4%·2013년 기준)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약 16%)보다 월등히 높다. 31개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36.9%), 터키(35.9%), 멕시코(33.0%)에 이어 넷째다.

특히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60%가량이 50대 이상이고, 본인을 포함해 전체 직원이 4명 이하인 경우가 전체의 90%를 넘을 정도로 영세하다. 그동안 자영업은 명예 퇴직한 월급쟁이들의 대표적 노후 자구책이었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경쟁이 치열한 바람에, 수많은 자영업자가 사업에 실패하고 빈곤층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의 창업 기업 10개 중 4개꼴(40.2%)로 문 연 지 1년 만에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5년 뒤 생존율은 30.9%에 불과하다. 폐업할 당시 월평균 영업이익은 112만원으로 최저임금(약 월 117만원)보다도 낮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이렇게 과잉 경쟁에서 밀려난 자영업자 가운데 상용직으로 전환한 사람은 셋 중 하나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실직 상태(35.6%), 아니면 임시일용직(28.9%)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이후 크게 늘어났던 자영업자 수가 공급 과잉으로 인해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농어촌 지역 고령화로 인해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자영업 통계에는 치킨집, 식당 운영자뿐 아니라 농림어업 종사자(약 92만명)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