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새마을금고 “부럽네”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에 근무하는 오흥신 씨는 지난 2012년 입사 때부터 줄곧 삼성전자 새마을금고를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출자해서 만든 직장 금고다.

오씨는 지난 2014년 결혼을 앞두고 전세금을 빌렸는데, 대출 금리는 3%(1억5000만원)였다. 시중은행 대출 상품과 비교해 보니 최고 1.8%포인트 낮았다.

오씨는 “시중은행보다 예금 금리는 높으면서, 대출 받을 때는 우대를 많이 해줘 편리하다”면서 “회사 내에 위치해 있으니 짬날 때마다 찾아가기도 쉽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지하 2층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초저금리 시대에 두둑한 이자를 얹어주는 삼성전자 새마을금고가 월급쟁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목돈 굴리기 힘든 요즘 같은 금리 빙하기에 고금리 상품이 많아서 목돈 재테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월 기준으로 삼성전자 새마을금고의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연 2.4%다. 연 1%대 정기예금을 팔고 있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는 최대 연 2.8%로, 역시 시중은행의 동일한 만기 상품 대비 1%포인트 이상 높다.

삼성전자 새마을금고는 삼성전자 임직원 중 출자 회원을 대상으로 영업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새마을금고는 1인당 3000만원까지 세금우대(농특세 1.4%만 부과)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같은 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동일한 금리 상품과 비교해서도 실질적인 이득은 더욱 높아진다.

삼성전자 직원인 남모 씨는 “삼성전자 새마을금고에선 담보없이 신용대출로만 1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며 “여기에 중도상환수수료도 없고 일시상환도 가능해서 전세자금 등의 목돈을 마련하는데 긴요하다”고 말했다.

◆ 시중은행 대비 1~1.5%P 고금리… 건전성은 초우량 은행급

15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새마을금고 자산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3조 1814억원에 육박했다. 국내 110개 직장금고 중에 단연 최고다. 지난 2009년 1조원대 자산에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고객 수도 19만명에 달해 직장금고 중 가장 많다.

자산 규모 2위는 현대자동차 새마을금고로 9426억원에 달했고, 그 다음은 현대중공업(8530억원) 순이었다. SK하이닉스(8289억원)와 삼성디스플레이(4105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그래픽 = 김연수 디자이너

자산 규모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시중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경쟁사 대비 양호하다. 삼성전자 새마을금고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15.23%로, 시중은행(13.94%)보다 높다. BIS비율은 수치가 높을수록 우량하다는 뜻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삼성전자 새마을금고 부실채권 비율은 0.1%로 연체 및 미상환이 거의 없다"라며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지속적으로 흡수하다 보니 자산 규모는 물론 건전성도 타 금고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새마을금고가 자산을 키우면서 건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타업권에 비해 비교적 높은 연봉을 받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적극적으로 회원으로 유치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 삼성맨들 “재테크는 새마을금고가 최고"

삼성전자 새마을금고는 재테크에 관심 갖는 직원들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선 지난해엔 삼성전자 직원들의 이용 편의를 고려해 영업시간을 바꿨다.

서초사옥은 아침 이용률이 낮은 상황을 감안해 영업 시간을 종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정오~오후7시로 바꿨다. 서울 R&D캠퍼스 지점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기흥에 위치한 지점은 사원들이 교대 근무로 오전 일찍 출근하는 등 불규칙한 근무시간을 고려해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로 영업시간을 변경했다.

다양한 신상품 출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엔 수수료 면제 등을 담은 생활비 통장을 출시했고 임직원 자녀를 타깃으로 하는 연 2~3%대의 ‘아이사랑적금’과 ‘MY꿈모아적금’ 등도 내놨다.

중앙회 관계자는 “삼성전자 새마을금고가 상호금융의 롤모델로 꼽힌다”라며 “불특정다수를 고객으로 삼기보다는 지역이나 직장 중심의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다보니 연체관리부터 상품판매까지 타 업권에 비해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