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47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자본잠식 위기에 빠졌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삼성엔지니어링은 11~12일 이틀간 진행된 기존 주주 배정 유상증자 청약 결과 총 1억5600만주 모집에 1억5589만7028주가 청약돼 99.9%의 청약률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11일 진행된 우리사주조합 청약은 100%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주식은 전체 1억5600만주의 20%인 3120만주며, 나머지 80%는 기존 주주에게 배정됐다.

이에 따라 15~16일 진행될 실권주 공모에 나올 주식은 10만2972주가 됐다. 금액으로는 8억3510만원 정도다.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가 성공한 데는 ‘이재용 효과’가 주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최대 3000억원 한도 안에서 일반 공모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보유 중이던 삼성SDS지분 2.05%(158만7000주)를 3820억원에 팔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주 발행가액이 최근 주가보다 낮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12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 종가는 1만600원으로, 신주 발행가액인 8110원보다 23.5%나 더 높았다. 저가 매수 매력이 부각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청약률이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경영 정상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액 7조600억원, 영업이익 2280억원, 수주 6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부채 상환 등 운영자금으로 쓰일 것”이라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의 주된 원인이었던 부실 대형 프로젝트는 올해 말로 대부분 종료되고, 최근 내실화에 집중해 역량에 맞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경영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