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생산과 투자도 기저 효과 등으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유가 하락, 북한 리스크 등 대외 위험요인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경기 지표는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취업자 증가 폭은 49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28만5000명)보다 58% 늘었다. 내수가 개선되고 11월에 기상 악화로 부진했던 농림어업과 건설업 고용 시장이 회복한 덕분이다.

그동안 부진했던 광공업 생산도 12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출이 부진했는데도 석유화학업계 정기보수가 끝난 것 등에 힘입어 전월대비 1.3% 성장했다. 반면 그동안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서비스업 생산은 보합세로 돌아섰다.

설비투자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12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가 큰 폭으로 늘며 3개월 만에 증가세(6.1%)로 전환했다. 건설투자도 토목공사 중심으로 회복돼 -0.7%에서 7.1%로 상승 전환했다.

그동안 경기를 떠받쳤던 소매판매는 기저효과로 소폭(0.1%) 감소했지만 전달(-1%)보다는 감소폭이 줄었다. 10월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5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조정을 거치는 중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3.5% 증가해 개선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은 하락폭을 키우며 걱정을 더했다. 1월 수출은 선박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보다 18.5%가 줄었다.

이 밖에 1월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04%가 전세가격은 0.14%가 각각 올라 상승폭이 축소됐다. 12월 수치는 각각 0.15%와 0.26%였다.

국내금융시장은 중국 증시 불안 등의 영향으로 1월 코스피 지수가 2.5% 하락했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원달러환율은 2.2% 상승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2월에 100.9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3.8로 0.5포인트 떨어졌다.

기재부는 내수 중심 회복세가 지속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지난 3일 21조원 규모의 1분기 재정 조기집행과 정책금융 확대 정책을 내놨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 승용차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인하해주던 정책도 오는 6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과 외환시장 영향 및 국내 경기 동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필요한 경우 즉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