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국제 사회에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 '천명'
오는 11일부터 순차적으로 철수 진행…입주 기업들 지난 2013년 피해 규모 넘어갈 듯
정부가 10일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정부의 결정은 사실상 '전면 폐쇄'로 가장 강력한 독자적 대북 제재를 단행한 것이다.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순차적으로 개성공단 철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은 현재 모두 124개다.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기업별로 1명씩 개성공단에 머물게 하면서 철수를 진행한다. 지난 2013년 북한이 개성공단을 134일간 폐쇄했을 때 입주 기업의 피해 규모는 1조원을 넘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전면 폐쇄'임에 따라 피해 규모는 수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
◆ 정부 '마지막 협상 창구' 개성공단 전면 중단…대북 제재 주도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당사자인 우리가 책임있는 자세로 대북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오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린 뒤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관련 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은 최종 결정을 내렸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같은 달 13일 진행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조치 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초강수' 대북 제재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우리 역시도 과거와는 다른 '뼈아픈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한-미-일 3국 정상 연쇄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논의와 별개로 독자적 혹은 다자적 대북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 후 북한의 자금줄 가운데 하나인 개성공단을 중단하겠다고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향한 우회적 압박카드도 될 수 있다. 한-미-일 3국이 중국을 상대로 대북 경제 제재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한국은 개성공단을 운영해 북한에 자금을 제공한다는 모순을 해결한 것이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남북관계는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재개 조건으로 우리 정부가 '북측 태도'를 언급하며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우려 해소 등을 들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조속한 시일 내에 공단 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다.
◆ 정부 11일부터 순차적으로 철수…입주기업 피해 수조원 웃돌 듯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개성공단에서 순차적으로 기업들을 철수시킨다는 방침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은 현재 모두 124개사다. 기업별로 1명씩 개성공단에 머물게 하면서 철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단 내 설비와 자재, 완제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북측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입주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정부는 범정부 합동대책반을 가동할 계획이다. 단장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맡고 통일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자치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진흥청 등 관계기관 차관급 인사가 대책반에 참여한다. 경협보험금 지급, 남북협력기금 특별대출 지원 등 재정적 지원 뿐만 아니라 기업들과의 협의를 거쳐 대체생산지역 알선 등의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입주 기업들의 피해는 지난 2013년 폐쇄 조치 때 피해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개성공단이 134일 동안 가동이 중단되면서 입주기업들은 1조원이 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는 초기 투자액에 한정된 것으로 거래처의 배상청구와 신용도 하락, 협력업체 피해까지 집계하면 수조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는 게 입주기업들의 입장이다.
이번 정부의 조치는 '잠정 중단'이 아닌 '전면 중단'으로, 사실상의 폐쇄 조치인 점을 감안하면 2013년의 피해 규모를 넘는 것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