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로 청약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연초부터 청약자를 채우지 못한 단지가 전국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청약 미달 단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주택 구매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올해 청약시장도 지난해만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수도권 견본주택을 찾은 소비자.

현대산업개발, SK건설, GS건설 컨소시엄이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4구역에 지은 ‘DMC파크뷰자이’는 이달 초 조합원 청산분 148가구가 분양됐다. 하지만 청약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최근 수요자가 선호하는 중소형 타입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1단지 전용 84㎡E가 19가구 모집에 4가구가, 전용 121㎡는 3가구 모집에 2가구가 미달됐다. 2단지 전용 84㎡B가 13가구가 공급됐는데, 9가구가 미달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3902가구가 미분양인 경북도 이달 분양한 단지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경산 중방동 ‘해성센트럴파크’는 전용 84㎡A와 전용 84㎡B, 전용 84㎡C, 전용 78㎡D에서 각각 14가구씩 총 56가구를 모집했지만, 28가구가 미달됐다.

9065가구(작년 12월 기준)의 미분양이 있는 충남 천안도 신통치 않다. GS건설이 천안 성성동 성성지구 A1 블록에 분양한 ‘천안시티자이’는 전용 59㎡B가 89가구 모집에 76가구, 전용 74㎡A가 204가구 모집에 160가구, 전용 74㎡B가 201가구 모집에 180가구가 미달되는 등 전반적으로 청약 성적이 부진했다.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고, 고려개발이 시공한 ‘e편한세상 천안부성’도 마찬가지. 전용 59㎡B가 214가구 모집에 15가구가 미달됐고, 전용 59㎡C가 84가구 모집에 8가구, 전용 72㎡A가 158가구 모집에 3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월 분양 물량은 21개 단지, 5190가구(일반분양)였다. 총 5만1169명이 1순위로 청약해 평균 경쟁률은 9.86대 1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이 마감된 단지는 총 12곳.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단지의 경쟁률이 높아 생겨난 착시효과라고 설명한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공급된 ‘효성 해링턴플레이스’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49.4대 1, 중구 대신동에 선보인 ‘e편한세상 대신’이 129.37대 1을 기록하는 등 일부 단지의 청약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올해 청약시장 분위기가 작년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신한은행 프리빌리지 센터장은 “지난해만큼 올해 청약시장의 열기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공급이 늘었던 지역보다는 일자리 등의 수요가 있는 지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같은 곳은 여전히 청약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가 많지 않은 지방 중소도시나 공급이 많았던 수도권 외곽 등은 소비자들이 청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 구매심리가 확실히 작년보다 꺾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