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 토니모리(214420)의 배해동(58) 회장이 ‘부동산 사냥’에 나섰다.

배 회장은 지난해 토지 일부 지분을 비롯해 빌딩 여러 채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와 사옥 이전을 모두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배 회장은 지난해 8월 서울 사당동에 있는 연면적 2065㎡, 대지면적 814㎡짜리 4층 빌딩을 246억원에 사들였다.

배 회장은 비슷한 시기 이 빌딩 바로 옆에 있는 560㎡ 대지의 지분 절반을 공매를 통해 54억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과 토지는 사당역 8번 출구와 바로 붙어 있으며 동작대로와 인접해 있다. 배 회장은 사당동 건물을 매입할 때 중소기업은행에서 1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대출받은 것으로 보인다. 등기부등본상 중소기업은행이 설정한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은 120억원이다.

배 회장은 또 지난해 5월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경기 안양 호계동 빌딩도 51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은 연면적 2543㎡에 대지면적 549㎡인 소형 빌딩으로, 호계사거리 코너 자리에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배 회장 개인 자금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어떤 용도로 활용될지는 회사 내부에서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원 수가 300여명에 달해 현재 사옥이 좁은 만큼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토니모리 사옥은 서울 방배동에 있으며 연면적은 1590㎡다.

위쪽부터 배 회장이 지난해 사들인 서울 사당동 빌딩 및 토지와 경기 안양시 호계동 빌딩.

업계는 호계동 빌딩의 면적이 크지 않고 역과 떨어진 곳에 있는 만큼 배 회장이 개인적인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수 원빌딩중개법인 빌딩사업부 팀장은 “해당 건물은 연 수익률이 8%에 이를 정도로 임대수익이 높은 건물”이라며 “투자수익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당동 빌딩은 사옥으로 쓰기에는 면적이 다소 작은 편이다. 하지만 배 회장이 지분 절반을 가진 토지가 바로 인접해 증축할 가능성이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나머지 지분 소유자들과 협의를 할 수도 있고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는데, 배 회장이 지분 절반을 보유해 어떤 상황이든 유리하다”면서 “토지 전부를 사들인 뒤 옆 빌딩을 증축해 사옥으로 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배 회장은 지난해 7월 서울 서초동 빌딩을 금강제화로부터 327억원에 매입했다. 연면적 7716㎡, 대지면적 1415㎡며, 지하 3층~지상 9층으로 지어졌다. 현재 이 건물에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입주해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서초와 사당 모두 사옥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화장품 전문업체며, 배 회장은 토니모리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다. 배 회장이 가진 토니모리 지분은 30.0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