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대해 현재로선 추가 자금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가의 용선료(선박을 빌리는 비용)와 선박금융채무, 회사채 등 은행 이외의 비협약채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지 않고서는 채권단이 자금지원이나 회사채신속인수제를 활용해 지원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회사채나 용선계약, 선박금융 등 비협약채권이 많은 현대상선의 채무구조상 자율협약을 통한 정상화는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작년 영업손실이 2500억원이 발생했고 2025년까지 대략 5조원의 돈이 용선료로 나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해외 선주의 용선료를 채권단이 지원하는 것은 경제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선계약을 맺은 선주, 회사채 투자자, 선박금융, 채권은행들 등 모든 채권자들이 철저하고 대폭적인 채무 조정에 동참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에 대한 출자전환 규모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정확한 출자전환 규모는 협상과정에서 정해질 것"이라면서도 "출자전환 비율 등 구체적인 부분은 시뮬레이션을 돌려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현대그룹은 현대증권과 부산신항만 매각 추진 등을 담은 현대상선 자구계획을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자구안에서 현대상선은 외국 선주와의 용선료(선박을 빌리는 비용) 인하 협상에 적극 나서겠다고 산업은행에 밝혔었다. 5~6년 전 계약을 체결한 고액 용선료로는 현대상선의 적자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