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운영하는 고객 기부 서비스인 '참!좋은 기부' 사이트

기업은행이 운영하던 기부 전문 서비스 '참! 좋은 기부 사이트'가 다음 달 문을 닫는다.

정부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정책으로 기부자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기부 영수증 발급이 중단되자 기부금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참! 좋은 기부 사이트'를 2월 중 운영을 중지하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참!좋은 기부 사이트'는 기업은행이 지난 2011년 12월 오픈한 기부 전문 서비스다.

기부 문화에 동참하고 싶지만 기부 대상이나 방법을 모르는 기업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기부 대상 기관의 사업과 현황, 기부 방식 등을 소개해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고객은 계좌이체와 신용카드, 휴대폰 소액결제 등을 통해 기부할 수 있다. 회원 가입과 사이트 접속,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실적 등에 따라 기업은행이 제공하는 무료 기부아이템(Wing)으로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참! 좋은 기부를 통해 4년간 10억4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공공기관과 기업이 원칙적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이용하지 못하게 한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기업은행은 기부 사이트 운영에 고충을 겪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부자에게 기부 영수증을 발급하려면 주민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받아야 한다"며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기부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법 시행 이후 참! 좋은 기부 사이트에서 기부자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항목을 모두 뺐다. 결국 기부자의 기부가 줄어드는 등 사이트의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참!좋은 기부의 일부 기능은 기업은행이 조성한 '사랑나눔기금'으로 이관된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기부 길이 막힌 사례는 또 있다.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은 월급에서 자투리 금액을 떼내 조성한 기금으로 2008년부터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사업을 해왔다.

고연령층 가운데 월평균 소득이 일정 수준 (2015년 기준 약 196만원) 이하인 지역가입자에게 보험료의 절반(4.5%)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그동안 지역자치단체로부터 후보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제공받거나, 자체적으로 보유한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 진행됐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없게 돼 사업이 대폭 축소됐다. 현재는 공단을 직접 방문해 사업을 신청해야 보험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의 취지는 백번 공감하지만, 기부의 길이 막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개인 기부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가 정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