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성필 기자.


아이폰6를 사용하는 이지은(26) 씨는 얼마 전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일을 겪었다. 배터리가 40% 이상 남아있었는데도 갑자기 휴대전화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애플 공식 소비자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소비자서비스센터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만 했다.

최근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아이폰이 저절로 꺼진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아이폰이 자동으로 꺼졌다는 사연이 많다. 이런 '자동 꺼짐' 현상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보다 아이폰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애플 소비자서비스센터는 자동 꺼짐 현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에 "날씨가 너무 춥기 때문에 꺼질 수 있다"는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 아이폰은 단말기 자체 온도가 섭씨 0도 이하가 되면 기기 보호를 위해 자동 종료되도록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 최적의 운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온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셀프 디펜스' 기능이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애플워치 등을 사용하기 알맞은 온도가 섭씨 0~35도라고 설명한다. 추운 겨울 영하의 날씨 속에서 장시간 아이폰을 사용하면 전원이 자동으로 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적정 사용 온도가 섭씨 0도보다 더 낮게 설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이 금속 소재로 만들어져 외부 온도에 영향을 더 많이 받고, 내부 열이 더 잘 방출돼 추위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 스마트폰 제조업체 관계자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스마트폰의 경우 열을 보존하는 성능이 금속 소재보다 높아 자동으로 꺼지는 일이 덜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추운 날씨에는 배터리 성능도 떨어질 수 있어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케이스를 씌우고 보조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자동 종료 현상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또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 관계자는 "아이폰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 배터리는 20℃ 안팎에서 100%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온도가 낮아지거나 높아질 경우 성능이 감소해 요즘 같은 한파 속에서 사용할 경우 배터리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