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없는' 에어컨.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의 상식을 깨는 신형 에어컨을 25일 선보였다. 에어컨에서 차가운 바람이 나오지 않는데도 집 안이 시원해지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이름도 '무풍(無風) 에어컨(Q9500)'이다.

제품을 소개한 서병삼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에어컨에 대한 상식을 뛰어넘은 114년 만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에어컨이 개발된 1902년 이후 '바람 없는 에어컨'은 처음이란 뜻이다.

바람 없이 냉방하는 삼성전자의 ‘무풍 에어컨 (Q9500)’. 세 개의 동그란 바람문(門) 주위에 달린 13만5000개의 미세한 구멍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무풍 에어컨이 아예 바람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처음 에어컨을 틀면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쏟아져 나오면서, 설정한 온도까지 빠르게 냉방을 시작한다. 설정온도에 도달하면 그때부터 바람이 나오는 문(門)을 닫고, 무풍냉방을 시작한다. 바람 대신 제품 전면(前面)에 달린 약 13만5000개의 미세한 구멍에서 뭉글뭉글 냉기가 새어 나오면서, 집 안의 시원함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치 한여름 동굴에 들어갔을 때와 같은 시원함"이라고 표현했다. 바람 없는 에어컨을 개발한 것은 "시원한 건 좋은데 바람을 계속 쐬니 춥고 머리가 아프다"는 소비자 불만 때문이었다. 무풍냉방은 바람을 쓰지 않아 최고 85%의 절전 효과도 있다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이날 함께 선보인 2016년형 '셰프컬렉션' 냉장고도 "냉동실에 고기를 보관하면 하얗게 얼음이 끼고, 수분이 다 빠져 퍽퍽해요"라는 소비자 불만을 기술로 해결했다. 냉장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미세 정온(定溫)' 기술을 적용해 온도 편차에 따른 식재료의 손상을 최소화한 것이다. 서병삼 사업부장은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 제품으로 승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