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결국 로엔엔터테인먼트 보유 지분 15% 전량을 카카오에 매각키로 했다. SK플래닛 경영진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대체로 로엔 지분을 비싸게 매각할 기회로 보고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K플래닛은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현재 보유 중인 로엔지분 전량을 카카오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 카카오 부담 키운 SK플래닛의 동반매도 청구권

카카오(035720)입장에서는 로엔 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가 보유한 61.4%만 인수해도 충분히 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문제는 최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가 지분을 매각할 때 SK플래닛도 보유 지분을 동시에 팔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어롱)이 있다는 점이었다.

결국 SK플래닛이 로엔 지분 전량을 팔기로 했고 카카오는 스타인베스트홀딩스 지분뿐 아니라 SK플래닛 지분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인수해야 한다.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하는 금액이 커진 이유이다.

카카오는 로엔의 1, 2대 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 지분 61.4%, SK플래닛 지분 15%를 인수하는 데 총 1조8743억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스타인베스트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은 물론 SK플래닛이 보유한 지분에도 경영권 프리미엄 23.4%가 붙었다.

카카오는 인수 대금 1조8743억원 중 7544억원 어치는 카카오 신주를 발행해 스타인베스트홀딩스와 SK플래닛에 주고 나머지 1조1199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 SK플래닛, "경쟁사 지분 껄끄럽지만 현금화해서 신규 사업 투자"

SK플래닛 입장에서도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 총 매각 대금 3680억원 중 2199억원은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카카오 신주(135만7천367주)로 받는다. 경쟁사인 카카오 지분을 2%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카카오 신주는 보호예수 규정 때문에 1년간 되팔 수도 없다.

최근 SK플래닛은 카카오 측과 법정 다툼도 벌이고 있다. SK플래닛은 카카오의 자회사인 록앤올('김기사' 운영업체)이 SK플래닛의 디지털지도 T맵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어 놓은 상태다.

향후 로엔이 드라마틱하게 성장한다면 SK플래닛이 로엔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SK플래닛 경영진의 판단은 '로엔이 고평가됐을 수도 있다'였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로엔 지분을 계속 보유해서 더 유리할 것이 없다고 이사회에서 최종 판단한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 신규 사업에 투자 여력도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필요한 경우 로엔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가 필요 이상의 로엔 지분을 확보한 만큼 중국 자본에 로엔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