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단행한 한국은행 승진-전보 인사에서 한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로 지목받는 가계부채와 디플레, 외환시장 관련 전문가들이 승진하거나 요직에 배치됐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둔화 등으로 촉발될 수 있는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11명의 1급 승진자 중에는 이환석 금융통화위원회실장, 김준한 조사국 물가분석부장, 하근철 제주본부장, 은호성 인천본부장, 황성 금융시장국 부국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은 본부장은 1급으로 승진하면서 포항본부장에서 인천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환석 금융통화위원회실장은 조사국, 통화정책국 등에서 잔뼈가 굵은 통화정책전문가다. 다음 차례로 조사국장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질을 인정받고 있다. 김준한 조사국 물가분석부장 또한 2016~2018년 중기 물가안정목표 등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1급 승진 후 인사경영국으로 소속을 옮긴 황성 금융시장국 부국장도 한은의 공개시장정책을 운영하는 시장운영팀장을 거친 금융전문가다. 저물가의 장기화로 인한 디플레 가능성,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촉발된 통화정책 운용의 불확실성에 치밀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근철 제주본부장과 은호성 인천본부장은 국제국에서 오래 근무한 외환정책 전문가들이다. 하근철 본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액 담당으로 위기 극복 최전선에서 일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등 위기 대응에 깊숙하게 관여했다. 이후 외환분석팀장, 외환건전성조사팀장 등을 맡으며 외환건전성 3종세트를 만드는 데 기여했었다.
은호성 인천본부장도 뉴욕사무소, 외자운용국, 국제국 등을 거친 외환정책 전문가다. 은 본부장은 2013~2014년 한은의 외환정책 수립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국제총괄팀장을 맡으면서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이들은 일단 이번 인사에서는 본부 주요 국장에 오르지 않았지만, 올 7월 부총재보 2명의 임기만료로 승진 인사가 단행될 때 이뤄질 국장급 보직 변경 인사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금융연구원에 파견 나갔던 김현정 전 경제연구원 부원장은 1급 보직인 금융안정국 금융안정연구부장에 선임됐다. 한은 경제연구원에 경력직으로 입사에 한은과 인연을 맺은 김현정 부장은 가계부채구조 분석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금융시장 최대 리스크인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한은의 대응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장정석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을 1급 보직인 계량모형부장으로 발탁한 것도 눈에 띄는 인사다. 조사국의 경제전망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은의 계량분석 능력을 보다 정교하게 개선하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조사국과 통화정책국의 3급 팀장들도 2급으로 직급을 올렸다. 한은 팀장들은 보통 2급들이 맡지만 3급들이 발탁되는 경우도 있다. 조사국에서는 김종욱 동향분석팀장, 김승원 고용재정팀장, 오금화 국제무역팀장이 2급으로 승진했다. 김승원 팀장은 소속을 경제연구원으로 옮긴다. 통화정책국에서도 김석원 정책분석팀장과 김형식 정책협력팀장이 승진했다. 한은법 개정 과정에 참여한 바 있는 배준석 금융제도연구팀장도 2급으로 승진해 기획협력국으로 자리를 옮긴다.
또 정일동 인사경영국 인사팀장은 금융시장국으로 자리를 옮긴다. 후임 인사팀장으로는 채병득 노사협력팀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팀장은 상고 출신으로 최초로 한은 인사팀장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