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국제부 기자 이민아입니다. 제 소개 글을 내놓는 것이 쑥스럽습니다. 저는 지금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오려 부지런히 부리질을 하는 아기 새같은 초짜이기 때문입니다. 경력이 짧아 내세울 것이 많지 않습니다. 세상에 대해 아는 것보다 배워야할 것이 더 많습니다.

지난해 입사해 산업부 재계팀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고, 새해부턴 국제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재계팀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회장님’과 ‘사장님’들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높으신 분들에만 집중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11월엔 일주일간 경남 거제시에 머물며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취재했습니다. 협력업체의 절절한 목소리와 안타까운 죽음을 현장 기사로 남겼습니다. 이때 기자란 이름의 무게와 책임감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국제부에서는 주로 국제 유가, 금, 환율 등 글로벌 거시 경제 동향을 전달합니다. 고백하건대 이곳에서 다루는 경제 개념들이 제겐 어렵게 다가와서, 요즘 꽤나 버벅대고 있습니다. 이따금씩 깊은 한숨을 쉬기도 하지만 열심히 하자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머리가 지끈거려도 계속 경제 기자를 하겠냐고 물으시면 주저없이 “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저는 호불호가 확실한, 제법 단순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위해 들이는 노력은 전혀 수고스럽지 않습니다. 오지 않는 재벌 총수를 집 앞에서 3시간이고 4시간이고 서서 기다리는 것도, 국제 유가니 중국 증시니 어렵게만 느껴졌던 글로벌 경제 이슈를 끙끙거리며 기사로 써내는 것도 즐겁기만 합니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헤르만 헤세는 그의 소설 ‘데미안’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새의 모습에 빗대어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 고통을 말합니다. 저는 조선비즈에서 이른바 ‘언론 고시생’의 세계를 파괴하고 ‘기자’로 태어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서툴고 거칠지만 즐겁게 알 껍질을 깨려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