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아파트 호가, 1년전 거래가보다 50% 비싸
호가 오르면서 실거래는 급감…작년 같은 기간의 6% 불과

제주 아파트값에 불이 붙었다. 아파트 호가가 1년 만에 50% 가까이 급등한 데다, 일부 단지는 보름 만에 호가가 2억원 이상 오르는 등 집값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제2제주공항을 짓겠다고 발표하고 나서 최근 매물로 나온 아파트 호가(呼價)가 약 1년 전 거래된 금액과 비교해 평균 49.4%, 1억8859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달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실거래가로 신고된 금액과 비교해 호가가 2억원 넘게 오른 아파트도 있다.

제주도 북쪽의 시가지 전경. 지난해 11월 제2제주공항 개발 계획이 발표되고 나서 투자자들이 제주도로 몰려들고 있다.

18일 조선비즈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매물로 등록된 제주도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시 노형동·아라1동·애월읍·연동·외도1동·용담3동·이도2동 등 8개 지역, 20개 단지에서 54개 아파트(30개 주택형)가 매수자를 찾고 있다.

30개 주택형 중 작년 1분기(1~3월)에 거래된 적이 있는 18개 주택형의 평균 호가는 5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주택형의 작년 1분기 평균 실거래가 신고액은 3억8140만원으로 약 1년 사이 2억원 가까이 올랐다.

노형동 노형뜨란채 전용면적 75.18㎡는 작년 1분기 평균 2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4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작년 1분기 4억4500만원에 거래된 노형동 노형e편한세상 125㎡는 8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고, 1억1483만원에 거래됐던 외도1동 부영1차 49㎡는 1억9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네이버에 등록된 매물 중 작년 12월에 실거래가가 신고된 주택형은 총 11개다. 11개 주택형의 작년 12월 평균 신고금액은 4억906만원이었으나 현재 호가는 4억4500만원으로 한 달도 되지 않아 8.8%, 약 3600만원이 올랐다. 특히 올해 1월 5억8000만원에 실거래가 신고된 아라1동 아라아이파크 133.5㎡는 현재 8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e편한세상 아파트 단지 전경. 제주도 아파트는 최근 한 달 사이 호가가 최고 2억원 이상 오르면서 거래가 뜸해졌다.

최근 아파트 집주인들이 호가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실제 매매는 뜸한 편이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이달 들어 10일까지 서귀포시 강정동·동홍동·서귀동, 제주시 도남동·아라1동에서 총 6건이 거래됐다. 작년엔 이들 지역에서만 1월 10일까지 총 16건이 거래됐고 제주도 전체로는 총 107건이 매매됐다.

제주시 노형동 뜨란채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제주도 아파트 시장은 작년 초부터 꾸준히 거래가 활발했는데 제주2공항 계획이 발표되고 나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 차이가 벌어져 거래는 오히려 잘 안 된다”며 “매물로 나온 아파트도 별로 없어 문의만 폭주하지, 실 거래는 조용한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