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계열사의 글로벌 상장을 지원하고 인수합병(M&A) 지원을 전담할 솔루션 팀을 신설하면서 은진혁 전 인텔코리아 사장을 영입한다고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SK그룹은 15일 “지난달 중순쯤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직속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팀을 신설해 은진혁(사진) 전 인텔코리아 대표에게 팀장직을 맡기려 했지만, 최태원 회장의 비선라인이라는 오해가 부담된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은씨는 2000년 벤처기업인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에서 최태원 회장과 만난 이후 10여년간 인연을 맺어온 인물이다.

은씨의 영입 계획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최 회장의 측근이 낙하산으로 중책을 맡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은씨는 2005년 인텔코리아에서 맥쿼리 증권으로 옮겨 전무로 활동하다 맥쿼리증권이 SK E&S 지분 49%를 인수하자 SK E&S의 등기이사로 파견되기도 했다.

은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맥쿼리증권에서 나와 부실채권 전문 투자회사인 하빈저캐피털로 옮겼다. SK그룹은 하빈저캐피털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은씨는 인텔코리아 사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지만, 은씨 본인이 (부담을 느껴) 거절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조만간 새로운 전문가를 팀장으로 영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SK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생길 조직은 IFST(Integrated Financial Solution Team·통합금융솔루션팀)로,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편입될 예정이다. 임원급 3~4명을 비롯해 10명 내외로 꾸려진다.

IFST는 계열사가 사업 구조를 혁신하거나 새로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할 때 재무, 사업 지원을 맡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IFST에서 결정한 뒤 그룹사에 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룹의 결정을 지원하는 조직이 될 것이다.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새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나 투자 등을 총괄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신설 조직이 검토할 투자 대상은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말했다. 이 조직을 통해 현재까지 한국 기업들이 집중하지 않았던 분야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겠다는게 SK그룹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