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미국 GE 가전사업 부문을 54억 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한다. 하이얼은 15일 공시를 통해 “하이얼과 GE가 올해 상반기 중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기업의 해외 가전업체 인수·합병(M&A) 중 최대 규모의 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중국의 레노버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모빌리티그룹을 28억달러에 인수했고 2015년 중국의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가 미국 하드디스크업체 웨스틴 디지털의 지분 15%를 38억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GE는 가전부문을 스웨덴 기업인 일렉트로룩스에 33억 달러에 넘기기로 2014년 합의했으나, 미 법무부가 독과점으로 자국 소비자에 불이익을 준다며 제소해 M&A가 무산됐다. 하이얼와 GE의 양측 이사회는 이번 거래에 대해 승인을 했지만, 거래가 성사되려면 주요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고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내야 한다.

하이얼은 1984년 장루이민(사진)이 중국 칭다오의 쓰러져가던 작은 소형 냉장고 공장을 인수해 설립한 '칭다오냉장고공장'에서 출발했다. 블룸버그는 "값싼 냉장고를 파는 하이얼이 8500달러(약 1032만원)짜리 냉장고를 만드는 100년 넘는 회사(GE)를 인수하게 됐다"면서 "하이얼이 중국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미국 등 해외 선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