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와 강동구의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우리나라도 곧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대출규제를 강화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주간 변동률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둘째주(7~11일)부터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최근 3주 연속 보합을 기록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눈에 띄게 나타난 자치구는 강동구다. 강동구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난해 11월 첫째주(2~6일)부터 10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강동구 전체 아파트 가격도 11월 셋째주(16~20일)부터 8주째 가격이 내려갔다.
강동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 아파트는 시공사와 조합원이 무상지분율(재건축 아파트 단지 조합원이 재건축 후 추가 비용 없이 넓혀갈 수 있는 아파트 면적 비율)을 놓고 갈등을 벌이면서 투자 수요가 줄었다. 무상지분율이 떨어지면 조합원 부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첫째주부터 6주 연속 가격이 하락했다. 강남구 일반 아파트 가격도 지난달부터 하락과 보합을 이어가며 조정을 받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강남구와 강동구는 아파트 거래 건수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686건에서 같은 해 하반기 월평균 604건으로 줄었다. 강동구 역시 상반기 월평균 635건이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하반기에는 월평균 471건으로 줄었다.
강남 개포주공 인근의 G공인 대표는 "매수 문의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부터는 손바뀜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정이 급한 집주인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가격이 조정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아파트가 당분간 가격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에 시행한 재건축 초과액 환수 유예, 재건축 허용연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의 효과로 작년에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후 지금은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지점장은 "봄 이사철이 시작되면 임차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전셋값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 재건축 투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정기를 거치고 나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상반기에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