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개팅 어플 화면. 여성들이 노출이 심한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남모(29)씨는 소개팅 어플(응용 프로그램)에 접속했다가 한 여성에게 조건 만남 제안을 받았다. 남씨는 해당 여성이 알려준 계좌번호로 20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돈이 입금되자마자 해당 여성은 잠적해 버렸다. 남씨는 뒤늦게 은행에 지급 정지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이 계좌는 대포통장이었고, 피해금도 사기단이 출금한 후였다.

대학생 송모(21)씨는 한 채팅 어플에 접속했다가 알몸 채팅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송씨는 호기심이 생겨 제안을 수락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송씨의 알몸을 녹화한 뒤 지인들에게 전송하겠다고 협박했고, 결국 송씨는 200만원을 뜯겼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조건만남 등을 빙자해 대가를 미리 송금하게 하고 이를 편취하는 불법 거래가 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조건만남 등을 미끼로 한 금융사기는 최근 넉 달간 1300명이 8억500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금감원이 운영하는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도 관련된 피해 상담 및 구제신청이 들어오고 있으나 조건만남 등의 금융사기는 금감원이 구제하는 '전기통신 금융사기'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지원국장은 "재화 공급, 용역 제공 등을 근거로 한 불법 거래는 일반적인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 금융사기와 다르다"면서 "전기통신 금융사기는 대가 지급 없이 타인을 기망, 공갈한 사례만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이어 "전기통신 금융사기는 피해금 환급이 어려우니 경찰청 신고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경찰청 신고시 거래대금을 송금한 이체내역서, 사기피해가 발생한 화면 이미지 등을 증거 자료로 첨부해 경찰청에 신고하면 신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