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상승 곡선이 5분기 만에 꺾였다. 스마트폰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효자(孝子) 종목이었던 반도체마저 주춤하면서 1년간 실적을 회복해온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의 잠정실적을 7일 발표했다. 전(前) 분기보다 17% 하락한 것으로, 재작년 3분기 바닥을 찍고 1년간 꾸준했던 실적 회복세도 꺾였다. 4분기 매출은 53조원을 기록해 간신히 4년 연속 '연매출 200조' 문턱을 넘었다(200조3400억원).
증권가는 당초 6조원대 중반 영업익을 예상했지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속적으로 예상치를 낮춰온 만큼 시장의 충격은 적었다. 주가에도 선(先)반영돼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개장(開場)과 동시에 줄곧 상승하다, 결국 8000원 오른 117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4분기는 크리스마스와 미국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끼어있는 전자업계의 성수기지만,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모두 부진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D램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반도체가 들어가는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에 대한 수요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선 반도체가 전 분기(3.66조)보다 20% 가까이 하락한 3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시장 전망이 앞으로도 어둡다는 것이다. 반도체는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반복되는 사업인데, 최근 2~3년간 반도체 시장은 좋았던 만큼 올해는 내리막 추세가 예상된다. 전자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올 1분기에도 증권가는 5조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하며 실적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스마트폰 사업도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폰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는데 이제 시장은 신흥국의 중저가폰 중심으로 빠르게 변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3분기 휴대폰 평균 판매 단가 역시 180달러로 전 분기(220달러)보다 18% 줄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저가(低價)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32%까지 치솟았던 삼성의 점유율도 20% 수준까지 내려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나 스마트폰, 양문형 냉장고 같은 주력 분야에서 1위 타이틀은 지키고 있지만 시장 포화로 물량 자체가 자꾸 줄고 있다"며 "2016년에도 시장 전망을 밝게 볼 만한 요인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