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본사 사옥

삼성생명이 본사 건물을 부영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시기는 오는 7월, 가격은 58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이 삼성전자가 쓰던 서울 서초동 사옥으로 이사하고, 전자는 수원으로 옮겨가는 등 삼성그룹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건물이 매각되면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도 서초사옥으로 집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생명 건물은 전신(前身)인 동방생명 본사 사옥으로 1984년 완공됐다. 지하 5층, 지상 25층, 연면적 8만7000㎡ 규모로 태평로 삼성 본관과 함께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상징적 건물이다. 삼성생명 사옥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애지중지했던 건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삼성생명 사옥 매각은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삼성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도 된다.

부영그룹은 삼성생명과 KB금융지주 간 매각 협상이 결렬된 직후인 12월 중순 삼성생명에 빌딩 매입을 타진했다. 최근 실사를 마친 부영은 삼성생명과 매각가를 놓고 7일 밤까지 삼성측과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삼성생명 본관 매입은 이중근 부영 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 본사는 삼성생명 본관 바로 뒤편에 있다. 부영은 아파트 건설·임대 사업으로 성장한 회사다. 부영은 최근 태백 오투리조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면세점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등 외형을 넓히고 있다. 2004년 36위던 재계 순위(자산 기준)은 지난해 19위로 뛰었다.